우량은행간 합병 논의가 있을 것으로 기대를 모았던 은행장들의 ''프라하 대좌''에서 은행합병과 관련된 논의진전은 없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프라하에서 귀국한 시중은행장들은 4일 기자와 만나 가까운 시일내에 합병을 선언하기에는 걸림돌이 많다는 의사를 밝혔다.

하나 한미 국민 등 우량은행간 합병 논의의 한축에 섰던 은행장들은 대주주의 이해관계, 은행간 문화적 차이, 은행 자체의 현안 등으로 인해 빠른 시일내에 합병에 나설 수 없다는 입장을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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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동안 시중에서 거론됐던 주택-하나-한미의 3자 합병 구도는 현실적으로 어렵습니다"

김승유 하나은행장은 "주택은행이 뉴욕증시 상장을 마친 이상 미국 증권거래위원회 관례상 앞으로 최소 3개월 동안은 합병에 주도적으로 나서기는 힘들 것"이라며 "하나은행으로서는 주택과 한미를 포함한 3자 합병구도가 현실성이 떨어진다고 판단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기본적으로 합병을 통한 규모의 경제 확보 필요성은 인정되며 대주주인 알리안츠도 적극 뒷받침할 것을 약속했다"면서도 "그러나 현재로서는 한미은행과의 전략적 제휴 관계를 보다 심화시켜 나간다는 것이 하나은행의 기본 입장"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알리안츠와의 만남에서도 주택은행과의 합병문제는 거론하지 않았다"며 "알리안츠와 주택은행의 대주주인 ING가 보험업을 중심으로 경쟁관계에 있어 양자의 한국진출 전략에 따라 하나와 주택과의 합병에 어떤 태도를 보일지는 아직 불확실하다"고 덧붙였다.

김 행장은 또 "알리안츠가 하나은행의 증자에 언제든 협조하겠다고 확인했다"고 전하고 "주가가 회복된 이후 계획을 세워 나갈 것"이라고 설명했다.

박민하 기자 hahah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