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우자동차 채권단이 대우차 일괄 인수자를 찾기 힘든 상황이라고 판단,''분할매각''으로 처리 방향을 틀었다.

제너럴모터스(GM)와 현대자동차 다임러크라이슬러 등으로부터 공식 반응은 아직 나오지 않고 있지만 대우차에 대한 기존의 입장표명 등을 종합해보면 분할매각에 대한 대략적인 가닥이 잡힌다.

◆국내 설비와 판매망에 관심 있는 GM=GM은 피아트와 제휴했기 때문에 폴란드 공장 등 해외사업장에 큰 매력을 느끼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따라서 해외법인보다는 소형차를 안정적으로 공급해줄 수 있는 군산공장에 눈독을 들일 것이 확실시된다.

군산공장은 지난 96년 완공된 공장으로 최신 설비를 갖추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부평공장의 일괄인수 여부는 불투명하다.

대우차 관계자는 "설비가 노후화된 부평공장에 대해 GM이 별다른 매력을 느끼지 못하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대우의 판매망인 대우자판은 GM이 인수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

대우에서 생산하는 자동차 판매외에 한국 자동차 시장에서의 영향력 확대를 위해서도 대우자판은 필수적이기 때문.

또 트랜스미션을 생산하는 대우통신 보령공장의 경우 GM의 기술을 바탕으로 설립된 데다 안정적 공급을 위해서도 GM의 인수가 유력한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폴란드공장과 쌍용차 노리는 현대=현대는 대우차 매각 초기부터 폴란드 FSO공장에 관심을 가져왔다는 점에서 현재로서는 유력한 후보다.

FSO가 폴란드에서 피아트와 시장점유율 1위를 다투고 있는 데다 서유럽 시장을 향한 전초기지로서의 기능을 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채권단이 FSO만 떼내 팔 경우 나머지 대형 해외사업장 처리에 부담을 느낄 수도 있어 인도공장 등이 추가로 매각될 가능성도 있다.

쌍용자동차는 다임러벤츠와 기술제휴로 만들어진 공장인 데다 다임러도 일부에 대해서는 관심이 있다는 입장이어서 현대-다임러컨소시엄 또는 다임러에 매각이 유력한 것으로 보인다.

쌍용차 관계자는 "쌍용차 채권단도 독자 매각을 준비 중이며 벤츠와의 기술제휴가 다른 업체가 해결하기 어려운 부분이 많아 결국 벤츠가 가장 유력한 후보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매각의 난제들=채권단이 분할매각이라는 처방전을 들고 나왔지만 쉽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현대증권 김학주 애널리스트는 "정부가 우발채무의 가능성을 없애주는 순수한 자산인수 방식으로 매각해야 하며 포드가 왜 인수를 포기했는지에 대한 정확한 실상을 공개하는 것이 전제조건이 돼야 매각이 가능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김용준 기자 juny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