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10일의 북한 노동당 창건 55돌 행사에 남한의 사회단체 대표들이 참석할 가능성이 커졌다.

지난 3일 북측으로부터 초청장을 건네받은 이후 고민을 거듭해온 정부가 6일 이들의 방북을 조건부 허용하는 쪽으로 가닥을 잡았기 때문이다.

<> 누가 방북신청했나 =6일 현재 조선노동당 창건일 행사와 관련해 통일부에 방북신청서를 낸 사람은 모두 5개 단체의 43명.

5일 민주노동당에 이어 6일에는 전국연합.민주노총.민가협.전국농민회총연합 등에서도 방북신청서를 통일부에 제출했다.

박순경 전 이화여대 교수는 개인자격으로 초청을 받아 방북신청서를 냈다.

범민련 남측본부도 이날 방북신청서를 냈으나 법원이 반국가단체로 판단한 단체라는 이유로 접수가 거부됐다.

<> 정부 입장 =정부는 이날 저녁 통일부와 법무부 관계자 등이 참석한 가운데 관계부처 회의를 열어 이들 단체가 북측의 정치적 행사 참석과 정치적 언급을 하지 않는다는 전제하에 방북토록 하는 "조건부 승인" 쪽으로 가닥을 잡은 것으로 알려졌다.

통일부 당국자는 "아직 확정된 방침은 없고 관계부처와 협의중"이라며 "시일이 촉박한 만큼 7일중에는 가부간의 결론이 날 것"이라고 말했다.

때문에 통일부는 이날 심야까지 회의를 열어 방북승인과 불허에 따른 파장을 점검하는 등 분주히 움직였다.

정부가 그동안 고민해온 것은 국민정서와 남북관계의 충돌 때문이다.

노동당 행사 참석은 시기상조라는게 대다수 국민의 정서라는 판단이다.

그러나 방북을 불허할 경우 모처럼 조성된 남북화해 분위기를 해칠수도 있어 난감하다는 얘기다.

<> 북측, 대대적 행사준비 =북측은 노동당 창건 55돌 행사를 사상 최대규모로 진행하는 등 경축분위기가 고조되고 있다고 통일부 당국자는 전했다.

지난해 신년 공동사설에서부터 올해 당창건일 행사를 강조, 이례적으로 긴 예고 및 준비기간을 통해 대대적인 선전선동을 벌이고 있다는 것이다.

서화동 기자 firebo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