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자금이 저평가된 아시아증시로 돌아올 조짐을 보이고 있다.

안정적 고성장으로 세계의 투자자금을 빨아들이던 미국 나스닥시장이 계속 부진하자 월가의 펀드매니저들이 아시아증시에 다시 관심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골드만삭스는 최근 세계투자분석 보고서에서 "이젠 아시아로 눈을 돌릴 때"라고 주장했다.

이 회사의 신흥시장전략팀은 아시아증시를 ''투자우위''등급에 올려놓으면서 "고유가와 기술주에 대한 우려,구조조정 퇴보 등 아시아증시의 3대 악재에 투자자들이 과민하게 반응하는 바람에 아시아주가가 저평가돼 있다"고 진단했다.

골드만삭스는 "고유가와 기술주 약세가 여전히 아시아증시를 위협하고 있지만 주가 하락국면이 지속되진 않을 것"으로 전망했다.

이에 따라 "곧 출발할 상승국면행 열차를 놓치지 말고 티켓을 빨리 사놓는 게 유리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또 메릴린치가 이달초 26개 펀드매니저들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아시아주식에 대한 선호도가 매우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고 경제 전문통신인 APDJ가 8일 보도했다.

국제자금의 아시아증시 회귀조짐이 나타나고 있는 최대 요인은 나스닥시장의 부진.

나스닥지수는 지난 6일 3,361.02를 기록,심리적 지지선인 3,400선 아래로 무너졌다.

"나스닥시장이 극단적인 회의론에 빠져 고위험 자산시장으로 변해 버린 것"(코웬의 글로벌 신흥시장 전략가 톰 로브)이다.

이 때문에 월가에서는 미국이나 아시아증시가 다같이 리스크가 높고 요동이 심한 바에는 차라리 값이 싼 아시아증시로 가는 편이 낫다는 분위기가 고조되고 있다고 APDJ는 전했다.

나스닥에 대한 실망감이 짙어지자 미국증시를 따라 움직이던 신흥시장 증시는 최근들어 ''홀로서기''에 나설 움직임을 보이는 것도 국제자금의 아시아 증시 U턴 전조로 받아들여진다.

특히 펀드매니저들이 신흥시장의 유망한 주식에 대해서는 ''국가리스크''라는 멍에를 벗겨주고 있어 반도체등 저평가된 아시아 우량주식이 제대로 조명받을 가능성을 높여주고 있다.

신흥시장 반도체주식의 주가·매출액 배율(시가총액을 매출액으로 나눈 값)은 7.5로 미국 일본 등 선진국의 반도체주식(8.9)보다 저평가돼 있다.

노혜령 기자 hro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