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협상력 무엇이 문제인가] 한보.대우차 계기로 본 실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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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와 채권은행단은 지난 5일 대우차동차를 분할매각하겠다고 발표했다.
그런지 하룻만에 이근영 금감위원장은 8일 기자들에게 "GM이 일괄인수의사를 전해왔다"면서 GM과의 협상을 서두르겠다고 밝혔다.
포드가 9월15일 대우차인수를 전격적으로 포기한 이후 정부와 채권단은 갈피를 잡지못하는 모습이다.
9월18일 엄낙용 산업은행 총재는 ""선인수 후협상" 방식으로 10월20일까지 대우차의 최종인수자를 선정하겠다"고 발표했었다.
같은 날 이근영 금융감독위원장은 "다임러크라이슬러없이는 현대자동차의 단독입찰 참여는 불가하다"고 못박았다.
그러나 막상 현대차가 9월20일 다임러가 참여하지않는 단독참여는 고려하지 않고 있다는 입장을 밝히자 금감위는 현대 단독입찰도 허용하겠다고 말을 바꿨다.
"선인수 후협상론"도 GM과 현대 모두로부터 냉담한 반응이 나오자 잠잠해졌다.
심지어 금감위는 불발에 그치기는 했지만 지난 9월말 이미 경영일선에서 물러난 정세영 현대산업개발 명예회장에게 대우차 위탁경영을 제의하기도 했다.
좌충우돌식 단기대응이 이어지는 과정에서 정부내 불협화음도 돌출됐다.
금감위와 산업은행에서 10월 20일까지 최종인수자를 선정하겠다고 발표했던 날(9월18일)신국환 산업자원부 장관은 "대우차 매각협상이 실패할 경우에 대비해 자동차 산업합리화 차원에서 대우차문제를 처리할 것을 검토중"이라고 밝혔다.
이에대해 채권단이 강력히 반발했고 산자부장관의 언급은 "헤프닝"으로 치부돼버렸다.
이는 정부의 "산업정책부재"를 극명하게 보여주는 대목이다.
정부가 제조업의 근간인 자동차산업을 어떤 방향으로 갖고갈 것인지에 대한 "밑그림"이 없이 "왔다갔다"하는 것은 통상협상에서도 확연히 드러난다.
지난 97년말 한.미 자동차협상 때 정부는 자동차산업 보호를 내세워 시장개방을 요구하는 미국의 통상압력에 초강경으로 대응,미국측의 요구를 하나도 들어주지 않았다.
그랬던 정부가 불과 2년남짓만에 정책방향을 1백80도 틀었다.
지난 6월 정부는 외제차배격분위기를 앞장서서 누그뜨린답시고 산업자원부 의전차로 포드 링컨을 구입했고 지난 5월 수입차전시회에는 국무총리(당시 박태준씨)까지 참석했다.
이렇게 된데는 물론 IMF사태이후 외국자본에 대한 기조변화가 작용했지만 문제는 정부가 자동산업에 대한 정책비전을 전혀 내놓지않고있다는 점이다.
예컨데 "현대-다임러,대우-미국차,삼성-유럽차(르노),일본차는 직판"이라는 구도가 산업정책의 전부여서는 곤란하다.
더욱이 한국에는 자동차산업이 필요없으며 메이저업체들의 하청기지 정도로 족하다고 판단하는 것이라면 "직무유기"가 아닐 수 없다.
정부의 잘못된 대응으로 한국차업체를 견제하려는 외국업체들의 전략만 강화시켜줬다는 비판도 제기되고 있다.
건양대 김진국교수는 "포드가 대우차 인수를 포기하면서 부실문제를 거론함으로써 GM 등 다른 업체들의 발목을 잡는 결과를 낳았다"면서 "대우차는 매각이 늦어지면 고사할 수밖에 없으며 이는 한국차산업의 큰 축 하나가 떨어져나간다는 의미"라고 강조했다.
대우차를 해외매각하겠다는 방침부터가 잘못됐다는 지적도 강하다.
첫단추를 잘못 꿰다 보니 전략상 "외통수"로 몰릴 수밖에 없었고 매각시한을 설정하는 등 매각을 너무 서둘러 협상력을 떨어뜨리고 있다는 분석이다.
한남대 현영석교수는 "급박한 조치를 취할 수밖에 없는 상황에서 정부는 협상력을 떨어뜨리는 행동을 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이같은 질책이 쏟아지자 정부와 채권단은 책임회피 내지 책임소재를 분산하려는 움직임까지 보이고 있다.
특히 김대중대통령이 경제팀을 강하게 질책하면서 책임을 묻겠다고 언급한 이후 "면피주의"기류가 보다 뚜렷해지고 있다.
대우차 처리방향이 왔다갔다하면서 문제가 꼬이게 된데는 경제관료와 채권단 고위층이 국부유출방지보다는 특혜시비를 없애야한다는 쪽에 초점을 맞춘 것이 주요인이라는 지적이 설득력을 얻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특히 경제관료의 전문성과 국가경제의 주요 현안에 대해 스스로 책임을 자임해 처리하는 자세가 없이는 대우차및 한보철강에 이어 제3,제4의 문제가 재연될 소지가 크다는 것이 중론이다.
문희수 기자 mhs@hankyung.com
그런지 하룻만에 이근영 금감위원장은 8일 기자들에게 "GM이 일괄인수의사를 전해왔다"면서 GM과의 협상을 서두르겠다고 밝혔다.
포드가 9월15일 대우차인수를 전격적으로 포기한 이후 정부와 채권단은 갈피를 잡지못하는 모습이다.
9월18일 엄낙용 산업은행 총재는 ""선인수 후협상" 방식으로 10월20일까지 대우차의 최종인수자를 선정하겠다"고 발표했었다.
같은 날 이근영 금융감독위원장은 "다임러크라이슬러없이는 현대자동차의 단독입찰 참여는 불가하다"고 못박았다.
그러나 막상 현대차가 9월20일 다임러가 참여하지않는 단독참여는 고려하지 않고 있다는 입장을 밝히자 금감위는 현대 단독입찰도 허용하겠다고 말을 바꿨다.
"선인수 후협상론"도 GM과 현대 모두로부터 냉담한 반응이 나오자 잠잠해졌다.
심지어 금감위는 불발에 그치기는 했지만 지난 9월말 이미 경영일선에서 물러난 정세영 현대산업개발 명예회장에게 대우차 위탁경영을 제의하기도 했다.
좌충우돌식 단기대응이 이어지는 과정에서 정부내 불협화음도 돌출됐다.
금감위와 산업은행에서 10월 20일까지 최종인수자를 선정하겠다고 발표했던 날(9월18일)신국환 산업자원부 장관은 "대우차 매각협상이 실패할 경우에 대비해 자동차 산업합리화 차원에서 대우차문제를 처리할 것을 검토중"이라고 밝혔다.
이에대해 채권단이 강력히 반발했고 산자부장관의 언급은 "헤프닝"으로 치부돼버렸다.
이는 정부의 "산업정책부재"를 극명하게 보여주는 대목이다.
정부가 제조업의 근간인 자동차산업을 어떤 방향으로 갖고갈 것인지에 대한 "밑그림"이 없이 "왔다갔다"하는 것은 통상협상에서도 확연히 드러난다.
지난 97년말 한.미 자동차협상 때 정부는 자동차산업 보호를 내세워 시장개방을 요구하는 미국의 통상압력에 초강경으로 대응,미국측의 요구를 하나도 들어주지 않았다.
그랬던 정부가 불과 2년남짓만에 정책방향을 1백80도 틀었다.
지난 6월 정부는 외제차배격분위기를 앞장서서 누그뜨린답시고 산업자원부 의전차로 포드 링컨을 구입했고 지난 5월 수입차전시회에는 국무총리(당시 박태준씨)까지 참석했다.
이렇게 된데는 물론 IMF사태이후 외국자본에 대한 기조변화가 작용했지만 문제는 정부가 자동산업에 대한 정책비전을 전혀 내놓지않고있다는 점이다.
예컨데 "현대-다임러,대우-미국차,삼성-유럽차(르노),일본차는 직판"이라는 구도가 산업정책의 전부여서는 곤란하다.
더욱이 한국에는 자동차산업이 필요없으며 메이저업체들의 하청기지 정도로 족하다고 판단하는 것이라면 "직무유기"가 아닐 수 없다.
정부의 잘못된 대응으로 한국차업체를 견제하려는 외국업체들의 전략만 강화시켜줬다는 비판도 제기되고 있다.
건양대 김진국교수는 "포드가 대우차 인수를 포기하면서 부실문제를 거론함으로써 GM 등 다른 업체들의 발목을 잡는 결과를 낳았다"면서 "대우차는 매각이 늦어지면 고사할 수밖에 없으며 이는 한국차산업의 큰 축 하나가 떨어져나간다는 의미"라고 강조했다.
대우차를 해외매각하겠다는 방침부터가 잘못됐다는 지적도 강하다.
첫단추를 잘못 꿰다 보니 전략상 "외통수"로 몰릴 수밖에 없었고 매각시한을 설정하는 등 매각을 너무 서둘러 협상력을 떨어뜨리고 있다는 분석이다.
한남대 현영석교수는 "급박한 조치를 취할 수밖에 없는 상황에서 정부는 협상력을 떨어뜨리는 행동을 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이같은 질책이 쏟아지자 정부와 채권단은 책임회피 내지 책임소재를 분산하려는 움직임까지 보이고 있다.
특히 김대중대통령이 경제팀을 강하게 질책하면서 책임을 묻겠다고 언급한 이후 "면피주의"기류가 보다 뚜렷해지고 있다.
대우차 처리방향이 왔다갔다하면서 문제가 꼬이게 된데는 경제관료와 채권단 고위층이 국부유출방지보다는 특혜시비를 없애야한다는 쪽에 초점을 맞춘 것이 주요인이라는 지적이 설득력을 얻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특히 경제관료의 전문성과 국가경제의 주요 현안에 대해 스스로 책임을 자임해 처리하는 자세가 없이는 대우차및 한보철강에 이어 제3,제4의 문제가 재연될 소지가 크다는 것이 중론이다.
문희수 기자 mh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