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건설은 보유 중인 현대중공업 지분 6.93%(5백26만주) 중 일부를 교환사채(EB) 방식으로 현대중공업에 매각하는 방안을 추진키로 했다.

현대건설 관계자는 9일 "싱가포르 다국적 투자회사를 상대로 추진하고 있는 EB 발행이 늦어져 자구계획 조기 실천을 위한 여러 대안 중 하나로 이같은 방안을 고려 중"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이 관계자는 "아직 현대중공업측과 협의에 들어간 것은 아니다"며 "싱가포르 투자회사와의 협상도 계속 유효하며 이와 병행해 추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현대중공업은 "현대건설로부터 공식 제의를 받지않았지만 안정적인 지분확보 차원에서 주식을 매입할 의사는 있다"고 밝혔다.

현대건설은 EB 발행을 통해 주당 4만2천원씩 모두 2천2백억원을 조달한다는 계획이나 현대중공업의 국내 주가가 1만9천원 선에 불과해 현대중공업과의 협상에서 발행가 문제를 놓고 상당한 의견차를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이와 관련,현대건설은 EB 발행가가 주당 3만원 이상으로 합의가 이뤄지면 현대중공업에 매각할 수 있다는 방침을 세워놓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현대중공업 지분 구도는 현대상선이 12.46%로 최대주주이며 정몽준 고문 8.06%,현대건설 6.93%,현대중공업 우리사주 2.77%,정주영 전 명예회장 0.51% 등으로 돼 있다.

EB는 통상 1년인 만기가 되면 해당 주식을 매입자에게 넘겨주는 조건으로 발행되기 때문에 중공업이 EB를 매입하면 그에 해당하는 건설의 중공업 보유 지분을 인수하게 돼 우호 지분을 합치면 정몽준 고문측이 최대주주가 될 수 있다.

문희수 기자 mh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