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지 내부에 들어있는 화학물질(활물질)의 화학에너지를 전기화학적 반응에 의해 전기에너지로 바꾸는 원리를 이용한다.
30여년 전부터 등장하기 시작한 2차 전지는 90년대 들어 셀룰러폰 캠코더 (노트북)컴퓨터 등 이른바 "3C" 제품 시장이 급격히 성장하면서 이들 제품의 배터리로 주목받기 시작했다.
게다가 디지털 시대로 불리는 21세기에 더욱 빠른 속도로 발전할 인터넷이나 이동통신 기술과 관련 중요성이 높아지고 있다.
일본 업체들이 세계 2차 전지 시장을 주도하고 있는 가운데 최근 국내 대기업과 벤처기업,1차 전지 업체들이 앞다퉈 2차 전지 개발과 생산에 나서고 있다.
후발주자인 국내 기업들이 양산 수율과 제품 성능면에서 빠른 시간에 경쟁력을 확보한다면 "제2의 반도체 신화"를 만들 수 있는 분야라는 게 전문가들의 시각이다.
<>2차 전지란=용도별로는 민생용 산업용 자동차용으로 구분할 수 있다.
이 가운데 국내외 업체들이 고부가가치를 실현하기 위해 치열한 경쟁을 벌이는 분야는 산업용 공구나 자동차용 배터리가 아닌 민생용 2차 전지다.
크기가 작고 가볍고 오래 쓸 수 있는 배터리를 필요로하는 휴대폰 캠코더 노트북컴퓨터 등에 들어가는 전지다.
이들 전자제품에 다양한 응용기능과 대형 LCD화면이 채택되면서 소비전력이 크게 증가하고 있어 2차 전지에도 높은 에너지밀도가 요구되고 있다.
이에따라 2차 전지도 80년대에 선보인 니켈카드뮴 전지와 니켈수소 전지에 이어 90년대엔 더 많은 전력을 지닌 리튬이온 전지가 등장했다.
최근엔 리튬폴리머 전지가 차세대 2차 전지로 주목받고 있다.
리튬폴리머 전지는 기본 구조가 리튬이온 전지와 같다.
다만 액체 전해질을 사용하는 리튬이온 전지와 달리 리튬폴리머 전지는 겔(Gel)상태의 고분자 재료를 전해질로 쓴다.
현재 2차 전지 시장의 대부분은 리튬이온 전지가 차지하고 있다.
하지만 전해액이 흘러나오는 것을 막고 폭발의 위험성을 덜기 위해 알루미늄 캔을 포장재료로 사용하고 있는 리튬이온 전지에 비해 얇고 가볍게 만들 수 있는 리튬폴리머 전지가 리튬이온 전지를 대체할 것이란 전망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국내 업체 상황=대규모 장치산업인 2차 전지는 연구개발에 막대한 투자가 필요하고 각종 원재료 및 초박막 가공부품 등 기초기술과 응용기술이 조화를 이뤄야한다.
국내에선 90년대 초부터 대기업과 벤처기업,1차 전지를 생산하는 중소기업이 2차 전지 시장에 뛰어들기 위해 노력해왔지만 원천기술과 기초 소재분야의 기술력이 미흡해 어려움을 겪었다.
이에따라 90년대 중반 이후 국내 업체들이 해마다 리튬이온 및 리튬폴리머 전지의 대규모 양산계획을 발표했지만 실질적인 판매와 매출로 이어지지 못했다.
올해말과 내년 상반기 중에 삼성SDI와 LG화학을 중심으로 한 대기업들이 제품을 쏟아낼 예정이다.
여기에 바이어블코리아 등의 중소.벤처기업들이 가세해 국내 2차 전지업체들간 경쟁이 본격화될 것으로 보인다.
<>전망과 과제=올해 국내 2차 전지 시장규모는 약 2천7백만 셀 정도로 추정된다.
또 앞으로 연 평균 14%의 지속적인 성장이 전망된다.
니켈카드뮴과 니켈수소 전지는 마이너스 성장을 보이는 반면 리튬이온 전지는 고성장세가 예상된다.
특히 리튬이온에 비해 성능이 개선된 리튬폴리머 전지에 대한 수요는 급격히 증가해 매년 1백40%이상 성장할 전망이다.
LG투자증권 리서치센터 서도원 애널리스트는 "당분간 리튬이온 전지가 2차 전지 시장을 주도할 것으로 보이지만 리튬폴리머 전지가 본격적으로 상용화되면 빠르게 시장 점유율을 높여갈 전망"이라고 말했다.
2차 전지는 개발과 시험생산 단계에선 성공하더라도 양산에서 실패하는 경우가 많다.
까다로운 공정과 재료기술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대개 월 30만 셀 이상을 생산하는 양산 단계에서 수율과 제품 성능을 확보하는 게 사업성공여부를 결정한다.
또 2차 전지 재료의 70%를 일본에서 수입하고 있는 실정이므로 전지 제조기술과 함께 원재료를 국산화하는 일도 시급한 과제다.
장경영 기자 longr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