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웨덴 고텐부르크대학의 아비드 칼슨(77) 교수,미국 록펠러대학의 폴 그린가드(74) 교수,미국 컬럼비아대학의 에릭 캔들(70) 교수가 올해의 노벨의학상 공동수상자로 선정됐다.

스웨덴 왕립 카롤린스카 의학연구소는 9일 "완만형 시냅스 전달이라고 불리는 신경세포들간의 신호변환 형태를 선구적으로 발견한 공로로 칼슨 등 3명을 새천년 첫 노벨의학상 수상자로 선정했다"고 밝혔다.

칼슨 교수는 지금도 중요한 파킨슨병 치료제로 쓰이는 L-도파를 개발하는 토대를 마련했다.

지난 50년대말 이룩한 그의 연구성과는 파킨슨병 치료에 서광을 비췄다.

파킨슨병은 뇌내 신경전달물질인 도파민의 결핍에 의한 병이다.

L-도파는 도파민의 전단계 물질로서,도파민은 분자량이 커 뇌로 직접 들어갈 수 없기 때문에 파킨슨병 치료에는 L-도파를 투여한다.

그는 또 우울증 정신분열증 등에 쓰이는 정신질환약을 개발하는 데 중요한 근거를 마련했다.

예컨대 뇌내 신경전도물질인 세로토닌이 부족해져 우울증이 생긴다는 점을 발견,이를 사전에 막는 프로작 서트랄린 등 차세대 우울증 치료제를 개발하는 이론적 근거를 제시했다.

그린가드 교수는 도파민 관련 연구와 함께 뇌세포 사이에서 정보 전달에 관여하는 단백질의 활성화 과정을 밝혀냈다는 공로를 인정받았다.

그는 단백질과 인산이 상호작용하는 과정에서 단백질의 활성화 여부가 사람의 인지기능을 조절해 준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즉 특정 뇌내 단백질에 인산이 결합 또는 분리됨에 따라 뇌세포간의 정보전달 기능이 촉진되거나 억제될 수 있음을 입증했다.

캔들 교수는 해삼의 기억이 시냅스에 존재한다는 사실을 밝혀낸 공로가 인정됐다.

고등동물인 인간의 기억과정은 워낙 복잡하므로 하등동물인 해삼을 통해 이를 밝혀냈다.

그의 연구에 따르면 인간의 단기기억은 신경과 신경의 접합부위인 시냅스가 인산과 반응함으로써 형성된다.

또 장기기억은 시냅스의 기능과 모양을 좌우하는 뇌내 특정 단백질의 합성 양상에 의해 좌우된다는 것이다.

이런 가설들은 인간이 학습에 의해 인지기능을 증진할 수 있다는 ''시냅스의 효율''이론의 기초가 됐다.

정종호 기자 rumb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