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여록] '쉬운 길'을 택한 검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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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이 10일 신용보증기금 외압보증 의혹 사건에 대한 수사결과를 발표했다.
''예상대로'' 신용보증기금 전 영동지점장 이운영씨의 ''자작극''으로 결론을 내렸다.
박지원 전 문화관광부 장관의 외압은 ''발견하지 못했다''고 발표했다.
이씨를 가장 먼저 수사했던 사직동팀(경찰청 조사과)도 순수하게 첩보에 의해 수사를 했을 뿐이라고 한다.
이씨가 주장했던 온갖 의문들은 ''지어낸 얘기''라는 게 검찰의 설명이다.
그런데 시민들은 하나같이 검찰의 수사결과에 냉소적이다.
검찰이 ''명예''를 걸고 재수사까지 해가며 파헤쳤는데 도무지 믿으려 들지 않는 표정이다.
''그럴줄 알았다''는 반응이다.
누군가 규 가와사키의 베스트셀러 ''세상을 바꾸는 사람들의 성공법칙''에 나오는 ''죽음의 함정(Death Magnets)''의 개념을 검찰과 빗대어 설명해 준 적이 있다.
M-16탱크 제조회사 사장이었던 짐 존스는 다른 탱크들이 파괴되는 걸 뻔히 보면서도 훈련중인 탱크들이 꼭 그곳으로만 몰리는 현상을 발견했다.
탱크는 누가 몰든 가기 쉬운 지형으로만 가 결국 ''살상지역(Killing Zone)''으로 몰리더라는 것이다.
장애물을 극복하기보다는 쉬운 길을 택해 집단으로 파멸을 당한다는 결론이었다.
그는 이번 사건을 수사하는 검찰이 꼭 그 꼴이라고 했다.
검찰은 ''외압의혹''과 ''의도적 수사''라는 장애물을 비켜간 흔적이 있다는 것이다.
헤쳐나가야 할 길을 제쳐놓고 ''이씨의 거짓말''이라는 도로 표지판을 보고 ''이씨 자작극''의 길로 방향을 틀어 버렸다는 얘기다.
옷로비 의혹 사건 때도 그랬었다.
당시 편한 길을 택했던 검찰은 ''외통수''로 내몰렸다.
따가운 여론의 비난을 받았으며 결국 특검제로 이어졌다.
그리고 나서야 실체가 밝혀졌다.
검찰에 대한 신뢰는 무너지고 말았다.
이번에 검찰이 택한 길도 옷로비 사건 때와 크게 다르지 않아 보인다.
바로 얼마전에 집단으로 망신당하는 꼴을 보고서도 꼭 그리로 가고야 마는 까닭은 무엇일까.
김문권 사회부 기자 mkkim@hankyung.com
''예상대로'' 신용보증기금 전 영동지점장 이운영씨의 ''자작극''으로 결론을 내렸다.
박지원 전 문화관광부 장관의 외압은 ''발견하지 못했다''고 발표했다.
이씨를 가장 먼저 수사했던 사직동팀(경찰청 조사과)도 순수하게 첩보에 의해 수사를 했을 뿐이라고 한다.
이씨가 주장했던 온갖 의문들은 ''지어낸 얘기''라는 게 검찰의 설명이다.
그런데 시민들은 하나같이 검찰의 수사결과에 냉소적이다.
검찰이 ''명예''를 걸고 재수사까지 해가며 파헤쳤는데 도무지 믿으려 들지 않는 표정이다.
''그럴줄 알았다''는 반응이다.
누군가 규 가와사키의 베스트셀러 ''세상을 바꾸는 사람들의 성공법칙''에 나오는 ''죽음의 함정(Death Magnets)''의 개념을 검찰과 빗대어 설명해 준 적이 있다.
M-16탱크 제조회사 사장이었던 짐 존스는 다른 탱크들이 파괴되는 걸 뻔히 보면서도 훈련중인 탱크들이 꼭 그곳으로만 몰리는 현상을 발견했다.
탱크는 누가 몰든 가기 쉬운 지형으로만 가 결국 ''살상지역(Killing Zone)''으로 몰리더라는 것이다.
장애물을 극복하기보다는 쉬운 길을 택해 집단으로 파멸을 당한다는 결론이었다.
그는 이번 사건을 수사하는 검찰이 꼭 그 꼴이라고 했다.
검찰은 ''외압의혹''과 ''의도적 수사''라는 장애물을 비켜간 흔적이 있다는 것이다.
헤쳐나가야 할 길을 제쳐놓고 ''이씨의 거짓말''이라는 도로 표지판을 보고 ''이씨 자작극''의 길로 방향을 틀어 버렸다는 얘기다.
옷로비 의혹 사건 때도 그랬었다.
당시 편한 길을 택했던 검찰은 ''외통수''로 내몰렸다.
따가운 여론의 비난을 받았으며 결국 특검제로 이어졌다.
그리고 나서야 실체가 밝혀졌다.
검찰에 대한 신뢰는 무너지고 말았다.
이번에 검찰이 택한 길도 옷로비 사건 때와 크게 다르지 않아 보인다.
바로 얼마전에 집단으로 망신당하는 꼴을 보고서도 꼭 그리로 가고야 마는 까닭은 무엇일까.
김문권 사회부 기자 mkk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