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을 방문중인 조명록 북한 국방위원회 제1부위원장(인민군 차수)은 10일 빌 클린턴 대통령과 40여분간 "매우 긍정적이고 직접적이며 우호적인 회담"을 가졌다고 웬디 셔먼 미 대북정책조정관이 10일 밝혔다.

셔먼 조정관은 이날 회담이 끝난 뒤 백악관에서 브리핑을 통해 조 부위원장이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친서를 클린턴 대통령에게 전달했다고 말했다.

김 위원장이 보낸 친서의 내용은 알려지지 않았으나 셔먼 조정관은 양국간 관계개선을 위한 "강력한 메시지"가 담겨져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 클린턴 대통령과 조 부위원장이 "남북한 정상회담이 오늘 여기서 열린 역사적인 회담의 기회를 창출했다는 점에 의견을 같이했다"고 전했다.

그는 조 부위원장이 김 위원장을 대신해 클린턴 대통령에게 지금까지 양국 관계에서 이룩한 진전을 발전시켜 나가기 위한 "모종의 구상들"을 전달했다고 말했으나 그 내용은 밝히지 않았다.

조 부위원장은 클린턴과의 면담에 이어 이날 저녁 국무부에서 의회지도자들을 만나며 올브라이트 국무장관이 주최하는 만찬에도 참석한다.

11일에는 국무부와 국방부를 연달아 방문, 클린턴과의 면담에서 그려진 큰 그림 안에서 보다 구체적인 현안을 놓고 협상을 할 것으로 보인다.

한편 위싱턴의 소식통들은 김 위원장의 친서에 "강력한 메시지"가 들어 있다고 전한 셔먼 조정관의 설명과 관련, 북한이 미국과의 관계개선을 위해 미사일개발 포기를 약속한 것 같다고 분석했다.

워싱턴=양봉진 특파원 www.bjGloba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