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강은 딱딱하고 무거운 이미지를 갖고있지만 e비즈니스가 가장 어울리는 업종입니다"

포항제철의 류경렬 상무(53)는 철강업과 인터넷의 조화를 누구보다 강조한다.

철강업은 다수의 공장이 복합적으로 연결된 거대한 장치산업이기 때문에 연중무휴로 가동돼야한다.

또 주문생산 방식으로 대용량의 정보를 실시간으로 처리해야하는 만큼 컴퓨터 시스템과 데이터를 신속하게 주고 받을 수있는 고속통신망 구축이 필수적이다.

이 때문에 포항제철은 지난 87년부터 일찌감치 온라인 업무를 시작했으며 지난 98년부터는 개방형 인터넷 기술을 이용,철강VAN과 병행해 운영하고 있다.

류상무는 요즘 내년말을 목표로 추진중인 전사적 자원관리시스템(ERP)과 통합공급망(SCP)도입을 추진하고 있다.

"이같은 인프라를 기초로 웹과 내부 프로세스및 시스템을 통합,시대흐름에 맞는 정보를 제공할 수 있고 사이버 주문및 판매도 확대할 수 있습니다"

철강업계의 e비즈니스를 주도하고 있는 또 한사람은 동국제강의 장세욱 이사.

98년 부장재직 시절부터 서류결재를 없애고 전자결재시스템을 도입했는가 하면 홍보옹CD를 제작,사내에 신선한 충격을 주었다.

본사 포항 인천 부산등 각 사업장을 연결하는 화상회의시스템도 도입했다.

이같은 변화는 최고경영진의 뒷받침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동국제강은 연초 김종진 회장과 장세주 사장이 취임하면서 디지탈경영에 적극 관심을 보이고있다.

내년말까지 책정된 e비즈니스 관련 예산은 1백억원.

2002년부터는 인터넷상에서 모든 업무가 이뤄지도록할 계획이다.

특히 김회장은 지난 9월 사내 홈페이지 개편을 위한 프리젠테이션에서 직접 구성내용을 챙기기도 했다.

철강업계 최초로 전자상거래를 실시한 연합철강의 e비즈니스 주역은 채주표 상무다.

그는 부산공장에서 노사관리 경험과 LA지사장 시절 겪었던 수요자관리의 노하우를 전자상거래에 접목하고 있다.

"온라인과 오프라인의 병행은 어디까지나 고객 기준으로 진행돼야하고 다만 모든 업무의 온라인화가 불가능다면 그로 인한 고객의 불편을 최소화해야 한다"는게 채상무의 지론이다.

그는 요즘 해외사이트 제작을 준비중이며 해외업체와의 제휴도 추진하고 있다고 귀띔했다.

철강 전자상거래 사이트인 "스틸M닷컴"의 최원하 팀장 역시 철강업계에서 빼놓을 수 없는 인물.

그는 전자상거래의 방향설정,사업계획서 입안,상거래시스템의 온라인화,회원사 모집,거래발생 유도등 e비즈니스 초기 핵심업무를 홀로 맡아 사이트 출범 석달만에 1백20여개사를 회원사로 확보하는데 성공했다.

그는 특히 고급스런 사이트를 표방,해외 유수의 철강 B2B사이트와 경쟁하겠다는 야심을 갖고있다.

"오는 11월말까지 물류 온라인결제 신용평가 부문에 대한 시스템 구축이 완료되는대로 해외시장 개척에 적극 나서겠습니다"

정구학 기자 cg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