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점은 독점사업자에게는 좋은 것이지만 소비자들에게는 나쁜 것이다.

바로 이 때문에 각국 정부가 반독점 정책을 펴고 있다.

미국과 유럽에서 최근 펼쳐지고 있는 반독점 정책은 과거 어느때보다도 활기를 띠고 있다.

최근 정책당국이 취한 가장 유명한 반독점 관련 정책은 바로 마이크로소프트(MS)에 대한 것이다.

지난 20세기에 취해진 각종 경제정책과 그 결과를 통해 우리가 배울 수 있는 것은 경제가 장기간 호황을 누리는데 중요한 것은 거시 경제정책보다는 미시경제정책이라는 점이다.

특히 시장에서의 경쟁을 촉진시켜서 기술혁신을 가져오게 하고 정부의 역할은 최소한으로 남게끔 만드는 그런 정책이 중요하다.

반독점 정책은 경쟁을 촉진시킨다는 점에서 그런 대표적인 정책이다.

그러나 이를 실제 적용하고 운용하는데는 많은 제약이 있는 것도 사실이다.

물론 반독점 정책은 무리하게 강제된다 하더라도 그 결과는 독점이 가져올 최악의 상태보다는 낫다.

미국에서 반독점 정책은 레이건 행정부시절 크게 향상됐다.

당시에는 무차별적인 조사보다는 선별적으로 반독점 사례를 조사,효과적으로 정책을 구사했다.

레이건은 취임하자마자 오랜시간 질질 끌어오던 IBM에 대한 반독점 조사를 마무리 지었다.

그리고 회사가 단지 크다는 이유만으로 반독점 조사를 하는 것은 지양하고 소비자들에게 피해를 주고 있다는 명백한 증거가 있을 경우에만 이를 실시토록 했다.

그러나 클린턴 행정부가 들어서면서 반독점 조사는 한층 강화됐다.

MS케이스가 바로 대표적인 사례이다.

그런데 이 사례에서 알 수 있듯이 조사절차가 너무 복잡하고 여러기관이 조사에 관여해 대상 업체로서는 고충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미국내에서만도 법무부와 각 주 정부,연방거래위원회(FTC)가 사건 조사를 하고 많은 경우 이제는 유럽집행위원회(EC)도 이에 관여한다.

그러나 이같은 복잡한 조사기관과 절차보다 더 큰 문제가 있다.

그건 바로 조사의 남발이다.

오늘날 경쟁업체와의 합병을 고려하는 어느 정도 규모가 큰 회사는 예외없이 변호사 비용으로 엄청난 돈을 쏟아부어야 한다.

미국의 반독점 당국은 조사가 빈번한 이유를 나름대로 대고 있다.

전례없는 합병붐과 통신 에너지 분야의 규제완화,글로벌화,신기술의 개발 등으로 인해 조사 사례가 늘어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그러나 반독점 당국의 이같은 견해는 자신들이 개입하지 않을 경우 시장의 경쟁이 저해될 것이라는 스스로의 판단에 근거한 것이다.

그러나 소위 "신경제"시대의 기술변화는 반독점 당국에게 해결하기 어려운 난제를 던져주고 있다.

최근 서머스 미 재무장관이 말한 것처럼 최근 기술혁신은 주로 잠시동안 독점적인 지위를 누리는 기업들에 의해 이루어진다.

이 회사는 그러나 좀더 좋은 제품을 생산하는 다른 회사에 곧 독점적 지위를 넘기게 되며 새롭게 독점적 지위를 얻는 회사 역시 한정된 기간 동안만 그 지위를 누리게된다.

따라서 신경제 시대에는 더욱 많은 기업들이 독점적 지위를 누리지만 이들이 소비자에게 해를 끼치는 경우는 많지 않다.

오히려 소비자들은 득을 얻기도 한다.

따라서 반독점 당국은 어떤 기업이 정말 독점을 장기화 하고 있는지,소비자들에게 피해를 입히는 것이 명백하지 등을 면밀히 검토해 그렇지 않으면 그냥 내버려둬야 한다.

물론 신경제 시대에도 반독점 정책은 중요한 역할을 한다.

그러나 반독점 정책은 그것이 적절하게 구사될 때,다시말해 독점의 폐해가 명백하고 그것이 상당기간 지속되는 경우에만 발동 되어야 가장 효과적이다.

반독점 정책을 무턱대고 강조하는 정치가와 경제학자 변호사들은 이같은 점을 염두에 두어야함 한다.

정리= 김선태 기자 orc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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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이코노미스트 10월7~13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