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학경시대회 입상자가 법학과에 입학하고 영어특기자가 의예과에 진학하는 등 대입 특기자 특별전형이 본 취지와 맞지 않게 운영되고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국회 교육위원회 설훈(민주당)의원은 11일 서울 24개 대학의 각종 경시대회 및 올림피아드 대회 입상자,어학특기자를 대상으로 한 특별전형을 분석한 결과 특기와 관련없는 학부(과)에 들어간 학생이 상당수였다고 밝혔다.

조사결과 98년도부터 2000년도까지 24개 대학중 20개 대학이 1천67명의 특기자를 뽑았지만 이들 학교중 특기별로 모집단위를 제한한 학교는 5개교에 불과했다.

모집단위 제한이 없는 15개 대학에 입학한 각종 대회 입상자,어학특기자 9백33명중 39.8%인 3백72명은 수상 경력이나 특기와는 무관한 학과에 입학했다.

K대의 경우 1백59명의 특기자 중 영어특기자 46명이 컴퓨터공학과군에 들어가는 등 1백11명(69.8%)이 특기와 관계없는 학과에 선발됐다.

S대는 올림피아드와 전국경시대회 입상자 39명에게 가산점을 줘 입학시켰으나 이중 30.8%인 12명이 수상분야와 관련없는 학과에 들어갔다.

99년도 의예과에 선발된 6명중 3명은 화학 수학분야 입상자였다.

H대의 2000년도 영어과 특기자 입학생 중에는 과학경시대회,경영·경제 관련 논술대회 입상자가 포함돼 있었다.

설 의원은 "수학경시대회에 입상한 특기자가 법대에,영어특기자가 의예과에 진학한 것은 특기자 전형의 원래 취지와 어긋난다"면서 "특기별로 모집단위를 제한하고 외부인사가 참여하는 ''특기자전형심사위원회''를 설치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건호 기자 leek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