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일 오전 9시 서울 강남구 삼성동에 있는 인터넷 통신장비 제조 벤처기업인 텔링커(TELINKER) 회의실.

아침 간부회의가 열렸다.

한데 참석자들은 보고서나 서류 대신 하나같이 신문을 펼쳐들고 있었다.

회의에 참석한 최수혁 사장과 성진영 마케팅·관리 담당 이사,안재균 전략기획 담당이사 등 임원들은 신문에 난 기사를 소재로 회의를 시작했다.

바로 ''한국경제신문''이었다.

임원들은 저마다 한경에 난 기사중 회사의 영업과 관련있는 기사를 소개했다.

먼저 최 사장이 벤처기업계의 상황을 다룬 기사로 서두를 꺼냈다.

전반적인 부진으로 창투사들이 신규투자를 기피하고 있다며 내년초로 잡고있는 코스닥 등록 전략을 다시 점검하라고 지시했다.

안 이사는 국제면에 실린 미국 벤처기업들의 상황을 전달했다.

미국에서도 상황이 상당히 악화돼 있다는 것이다.

한경을 통해 벤처업계와 신기술 동향,자금시장 상황 등을 꼼꼼히 점검하고 난 뒤 그날의 활동계획을 점검했다.

성 이사는 한경 ''벤처'' 섹션에 실린 기업체와의 접촉 결과를 설명했다.

텔링커에서는 매일 아침 이런 장면이 연출된다.

간부회의에서만이 아니다.

마케팅팀 회의와 개발팀 회의 등 팀미팅에서도 한경은 ''교과서''다.

아예 이 회사의 ''경영지침서''가 돼 있을 정도다.

최 사장은 "한경은 정보의 보고이자 가장 유능한 참모"라고 말한다.

한경에서 하라는대로만 하면 실패가 없다는 것이다.

증시 등 자금시장 상황과 중요한 경제 이슈,국내외에서 새로 만들어지는 기술과 영업기법 등을 신속하고 일목요연하게 정리해줘 따로 보고받을 필요도 없다고 한다.

최 사장은 신문만으로는 성이 차지 않아 사무실 컴퓨터에 한경의 인터넷신문인 한경닷컴(www.hankyung.com)을 띄워놓고 수시로 정보를 검색하기도 한다.

최 사장은 "다른 경제신문도 있지만 한경이 가장 알기쉽고 읽기 편하게 정리돼 있다"며 "한경을 읽지 않으면 불안해질 정도로 ''중독''됐다"고 말한다.

텔링커는 한경을 통해 정보를 얻는데 그치지 않고 신문을 활용해 수익까지 올리고 있다.

이 회사는 지난 8월 한경의 정보통신면에 실린 짧막한 기사 몇줄로 5억여원의 매출을 올렸다.

한 기업체의 인터넷장비 구입계획 기사를 보고 이사회와 접촉,장비판매에 성공했다.

텔링커의 신제품 소개도 한경을 통해 이뤄졌다.

한경에 기사가 실리자 제품구입과 투자 문의가 쏟아져 들어왔다.

개인투자자는 물론 증권사 엔젤클럽 창투사 등의 전화문의와 방문으로 업무가 마비될 지경이었다.

해외에서도 주문이 밀려들었다.

한경 기사를 본 일본의 업체가 수입요청을 해와 5억원어치를 수출한 데 이어 연말까지 일본에만 10억원 이상의 수출물량을 잡아놓았다.

최 사장은 "한경은 한마디로 ''돈덩어리''"라며 미소를 짓는다.

작년 7월 설립된 텔링커는 기업 등에 구축된 컴퓨터 네트워크를 활용해 국내외 전화와 팩스를 무료로 쓰는 인터넷 전화교환기 VoIP(Voice over Internet Protocol)를 생산하는 업체다.

현재 자본금은 26억8천만원이며 올해 매출액 1백억원,경상이익 25억원을 올린다는 목표를 세워놓고 있다.

이건호 기자 leek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