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주목할만한 톱브랜드 4개가 한국 소비자들에게 선보였다.

도시적이고 현대적인 디자인으로 유명한 헬무트 랭과 발랄하고 섹시한 소녀의 이미지를 옷으로 보여주고 있는 미우미우,캐시미어 브랜드의 양대산맥인 엔필과 발렌타인이 그들이다.

이 브랜드들은 지금 한창 세계 패션계에서 인기상종가를 달리는 있다.

60여년의 역사를 갖고 있는 엔필과 발렌타인은 갑작스런 캐시미어 열풍으로 다시 눈길을 끌고 있고 미우미우는 "섹시하고 위험한 소녀의 이미지"라는 새로운 컨셉트 제시로 화제가 되고 있다.

헬무트 랭은 더이상 설명할 필요가 없을만큼 매회 컬렉션마다 패션계의 시선을 집중시키는 디자이너다.

<>헬무트 랭(Helmut Lang)

오스트리아 출신의 헬무트 랭은 "디자이너에게 영감을 주는 디자이너"로 꼽힌다.

그의 옷은 강렬하면서도 부드럽다.

때로는 부르조아 혹은 최첨단,어떤 때는 쓰레기로까지 불릴 정도로 그의 옷에 대한 이미지는 극에서 극으로 껑충껑충 뛰어다닌다.

한마디로 극단적이다.

속이 훤히 보이는 천을 겹쳐 입는 방식이라든가 재킷 깃을 이상한 각도로 자리잡게 한 랭의 독특한 디자인은 캘빈클라인 다나카렌 등의 디자이너에 의해 자주 응용되고 있다.

또 모두 흰색을 바라볼 때 검정을 선택하고 캐시미어 일색일 때는 폴리에스터 셔츠를 선보이며 화려함이 넘쳐날 때 그만은 심플한 의상을 무대에 올린다.

비평가들이 "랭이즘"이라는 단어를 서슴없이 쓰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이처럼 낯선 디자인을 선보이길 즐기는 헬무트 랭이지만 편안함과 실용성만은 잊지 않는다.

이번 가을 겨울 컬렉션에서는 검정과 흰색이 주조를 이루는 가운데 심홍색과 옆은 분홍색이 조화를 이뤘다.

또 날카로운 라인의 바지와 수트,속이 비치는 톱,종모양의 스커트 등 그의 트레이드마크라고 할 수 있는 고전적인 디자인들을 재해석해 선보였다.

<>미우미우(Miu Miu)

디자이너 뮤치아 프라다(Miuccia Prada)가 프라다에 이어 두번째로 내놓은 브랜드.

디자이너의 닉네임을 딴 이 브랜드는 지난 93년 첫 선을 보인 이후 미국 홍콩 일본 등지에서 폭발적인 인기를 얻고 있다.

"순간적인 변덕때문"이라고 브랜드를 만든 동기를 밝힌 디자이너의 말처럼 미우미우는 경쾌하고 발랄한 20대 젊은이들의 자유로운 표현감각을 지향한다.

"우아하게 보이고 싶지만 꽉 짜여진 틀을 벗어나고 싶어하는 순진한 소녀,지루한 파티장을 견디지 못하고 두 손에 신발을 들고 몰래 빠져나가는 소녀의 감성을 표현했다"고 뮤치아 프라다는 설명했다.

때문에 반항적이면서도 예쁜 이미지의 미우미우 제품 디자인은 때론 장난스럽고 때론 코믹하게도 그려진다.

이번 추동 컬렉션은 40년대를 회상한 복고풍이다.

색상은 열정적인 빨강과 고전적인 브라운,성숙한 검은색이 주류를 이루고 있다.

여기에 붉은 포도주색과 피스타치오 컬러가 어울려 달콤한 분위기를 만들어 낸다.

<>엔필(N.Peal)

1936년 영국 런던에서 전문 부틱숍으로 출발한 엔필은 영국 왕족과 유명인사들이 주요 고객인 캐시미어 브랜드의 대명사다.

특히 마릴린 먼로와 엘리자베스 테일러,영국의 팝가수 스파이스 걸스,슈퍼모델 신디 크로퍼드,고 다이애나 황태자비 등 시대의 트렌드세터들이 사랑했던 브랜드로 알려져 있다.

엔필은 무게를 느낄 수 없는 가벼움과 최상이 감촉,따뜻함 등 최상의 품질을 지키기위해 스코틀랜드에 자가 공장을 직접 운영해 제품을 생산해 내고 있다.

모든 제품을 손으로 마무리하는 것은 물론 자사만의 독특한 염색과정과 표백방식을 통해 최상의 캐시미어 원사를 생산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발렌타인(Ballantyne)

발렌타인 또한 엔필과 함께 명품 캐시미어 브랜드로 꼽힌다.

우아한 멋과 자연스러운 착용감을 자랑하는 이 브랜드의 고객 리스트에는 데미 무어,로버트 드니로 등 유명배우와 낸시 로날드 레이건 등 상류사회 인사들의 이름이 올라 있다.

이번 추동시즌에는 발레타인 고유의 클래식 스타일에 현대적인 이미지를 접목,독특한 컬렉션을 완성시켰다.

일반 정장의 대안으로 제시한 캐시미어 재킷이나 큼직하고 편안하게 만든 오버사이즈 재킷,두께가 다른 두 종류의 캐시미어를 대비시킨 트윈세트 등이 특히 눈길을 끌고 있다.

컬러는 낙타색과 초코브라운,건포도 색 등 자연스러운 색상이 중심을 이룬다.

여기에 진달래색상처럼 화사한 컬러가 더해져 컬렉션에 활기를 불어넣어 준다.

설현정 기자 so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