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98년 이탈리아의 작은 마을 보니토에서 동생을 위해 자그마한 흰 구두를 만들던 소년 페라가모와 함께 구두의 역사는 시작되었다.

어릴적부터 손재주가 뛰어나고 미술에 특별한 재능을 보였던 살바토레 페라가모는 최고의 구두를 만드는 일에 모든 것을 걸기로 결심하고 16세 때 미국 헐리우드로 건너가 구두장인으로서의 본격적인 수업을 쌓기 시작했다.

그는 드라마와 영화에 소품으로 쓰이는 구두를 제작했고 영화의 히트와 함께 대성공을 거뒀다.

영화배우 마릴린 먼로의 스커트가 바람에 날리는 유명한 장면에서 각선미를 살려 주었던 샌들이 바로 페라가모 작품이다.

이처럼 헐리우드 영화에 필요한 다양한 구두를 만들던 페라가모는 일반인보다 오래 서있어야 하는 배우들의 고통을 보고 착용감이 뛰어난 구두의 필요성을 느끼게 된다.

구두가 발에 끼치는 문제점을 해결하고 착용감이 좋은 구두를 만들기 위해 페라가모는 UCLA대학에서 인간 해부학을 공부한다.

그는 사람이 똑바로 서 있으면 체중이 약 4cm의 면적에 불과한 발의 중심에 쏠린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당시 대부분의 구두 제작자들은 발의 중심을 불안정한 상태로 방치하고 구두의 뒷굽과 복숭아 뼈 부분을 지탱하는 것에만 신경을 썼다.

반면 페라가모는 발바닥 중심이 몸무게를 무리없이 지탱할 수 있는 편안한 구두를 설계했다.

이때의 연구가 "가장 편한 신발= 페라가모"라는 등식을 만드는 기반이 된다.

페라가모의 대표적인 상품은 1978년에 발표된 리본 모양의 바라(Vara) 장식이 달린 여성구두다.

이 구두는 발표 이후 지금까지 페라가모 최고의 히트 아이템으로 꼽힌다.

착용감이 뛰어난데다 어느 의상과도 쉽게 매치된다는 장점 때문에 폭넓은 고객들의 사랑과 지지를 받고 있다.

최근까지도 디자인을 조금씩 달리해 생산되는 제품이다.

페라가모의 남성 구두 제랄드도 빼놓을 수 없는 히트작이다.

제랄드는 트라메차라는 독특한 공법을 이용해 구두 밑창을 제작하는데 안창과 바깥 밑창 사이의 공간에 방수성 가죽을 채우는게 특징이다.

이 가죽은 비오는 날에 발이 젖지 않도록 할 뿐만 아니라 신발을 신고 있는동안 발을 더욱 편안하게 해준다.

페라가모는 구두에서 쌓은 명성을 핸드백과 의류에도 성공적으로 매치시켜 오늘날 대표적인 패션 명품 브랜드로 꼽히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