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 기업이 강해질 수 있는 비결은 무엇일까.

전문가들은 중소.벤처기업이 성공하려면 왕도(王道)가 없다고 강조한다.

비즈니스의 정도(正道)를 걷는 것이 유일한 성공의 지름길이라는 것.

실제로 지금까지 성공한 중소.벤처기업들을 분석해 보면 특정 분야에 핵심 역량(Core Competence)을 집중하고 사람과 기술에 꾸준히 투자해 왔다는 공통점을 갖고 있다.

또 관련 기업과 전략적 제휴 등 끈끈한 네트워크를 구축하고 세계 시장을 향해 질주해 왔다는 점도 같다.

작지만 강한 기업들의 평범하지만 특별한 성공비결을 정리해 본다.

<> 특화하라 =작은 기업일수록 남들이 흉내내기 어려운 경쟁력을 갖고 있어야 한다.

뭐든 한 분야에서 특출한 장기(長技)를 지녀야 한다는 얘기다.

그러려면 특화전략을 구사해야 한다.

작은 기업은 큰 기업에 비해 상대적으로 자원이 적기 때문에 특정 분야에 집중해야 성공확률이 높다.

예는 한둘이 아니다.

한양인펙스의 김탁균 사장은 여성 속옷 레이스만을 생산해 연간 5천만달러(약 5백50억원)의 수출실적을 올리고 있다.

그는 여성 속옷 레이스 사업을 해온지 30년동안 한번도 한눈을 팔지 않았다.

이런 ''한우물'' 정신이야말로 한양인펙스를 세계 최고의 레이스 생산회사로 만든 밑거름이 됐다.

<> 네트워크 짜라 =한정된 역량을 한곳에 집중하되 나머지 부분은 네트워킹을 통해 다른 기업과 협력하는 전략이 긴요하다.

대기업과 달리 모든 것을 스스로 다 할수 없는 중소.벤처기업의 경우 특히 그렇다.

메디슨 다우기술 한글과컴퓨터 등 성공한 벤처기업들이 벤처지주회사로 변신하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이른바 기술네트워크를 구축하는 것.

선진 벤처기업들도 관련기업에 투자해 시장점유율을 유지하는 것이 보편화돼 있다.

다만 관련기업에 대한 투자는 균형감각이 필요하다.

"비전과 전략적 목표가 분명하지 않은 네트워크는 문어발의 다른 아니며 오히려 자원의 분산을 초래해 지속적인 핵심역량 축적을 저해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한정화 한양대 교수)

<> 세계 시장을 봐라 =국내 시장만 봐선 안된다.

눈을 세계로 돌려야 한다.

내수시장만 쳐다봤다간 치열한 경쟁에 시달릴대로 시달리면서 정작 얻는 것은 쥐꼬리만한 경우가 많다.

기왕에 경쟁할 바엔 세계시장을 상대로 도전장을 내는게 오히려 현명하다.

그러려면 제품개발부터 세계 시장의 수요와 니즈(needs)를 감안하고 적극적인 해외 마케팅에 나서야 한다.

텐트업체인 지누스(옛 진웅)나 모자 제조업체인 영안모자 등 세계를 제패하고 있는 기업들의 비결도 처음부터 세계시장을 겨냥했다는 점이다.

벤처기업도 예외가 아니다.

이를 위해선 대기업과 제휴해 그들의 해외 마케팅망을 활용하는게 필요하다.

<> 역시 기술이다 =중소.벤처기업에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침이 없는게 바로 기술이다.

사실 고유한 기술경쟁력이 없다면 중소.벤처기업으로서 생존 자체가 불가능하다.

나만의 기술경쟁력을 가지려면 투자를 해야 한다.

매출액의 일정비율을 신기술이나 신제품 개발에 쓰는건 기본이다.

또 고급 기술.기능인력에 대한 관리를 철저히 해 회사 안에 기술노하우가 축적되도록 해야 한다.

와이지원(옛 양지원공구)과 같이 세계적 수준의 기술력을 자랑하는 기업의 경우 10년 이상 장기 근속하는 숙련 기술인력이 많다는 걸 되새겨 보자.

<> 사람에 투자하라 =중소기업 입장에서 핵심 기술자와 기능인력들의 잦은 이동은 가장 큰 경영애로중 하나다.

"일을 배워 쓸만하면 옮기는 사람들이 많아 한국에선 도대체 기업을 할 수가 없다. 차라리 중국이나 해외로 나가는 걸 추진중이다"(김영수 세기브라콤 사장)는 말이 나올 정도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선 직원들의 복지와 재교육 등에 과감히 투자해 성취동기를 높여 줘야 한다.

직원들의 사기를 외면하면 내부에서 적을 키우는 꼴이 된다.

벤처기업의 경우 최근 직원들이 근로조건과 처우를 개선해줄 것을 요구하는 경향이 늘고 있다.

열악한 근무환경이 문제가 되고 그 와중에 인력의 이탈현상도 심하다.

그 경우 벤처의 핵심역량은 흔들리게 마련이다.

<> 자금 관리는 철저히 =중소.벤처기업들의 영원한 숙제중 하나는 바로 ''돈''이다.

돈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야말로 절체절명의 과제다.

자금관리가 그만큼 중요하다는 말이다.

더구나 엔지니어 출신 사장이 많은 중소.벤처기업의 경우 더욱 그렇다.

아무리 매출이 늘고 흑자를 내더라도 일시적으로 돈줄이 막혀 부도를 내는 ''흑자도산''의 사레는 허다하다.

이같은 우를 범하지 않으려면 자금 스케줄 관리를 철저히 해야 하고 전문가를 CFO(최고재무책임자)로 둬야 한다.

부동산 등 고정자산에 돈을 묶어 놓기보다 언제든지 현금화할수 있는 유동성을 충분히 확보해 두는게 필요하다.

투명한 회계 처리는 기본이다.

차병석 기자 chab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