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대 초반인 J씨는 안정되고 풍족한 생활을 누리던 주부다.

적어도 남편이 운영하는 공장이 화재로 인해 큰 피해를 입은 사건이 발생하기 전까지는 그랬다.

하지만 사고를 계기로 그녀는 남편에게 직접 사업을 운영해보고 싶다는 결심을 털어놨다.

J씨는 대형 커피 전문점을 열기로 마음먹었다.

평소 원두커피 전문점이 마음에 들어서 눈여겨봤던 것이다.

중심 상권인 명동에 점포를 잡았다.

1,2층을 포함해 80여평으로 보증금 2억원,1천만원의 월세를 내야했지만 사업 경험이 없는 그녀는 큰 점포를 운영할 때 느끼는 어려움을 예상하지 못했다.

더욱이 분위기 좋은 커피숍에 익숙해 있었던 터라 인테리어 비용에 많은 돈을 쏟았다.

기계설비 비용 부담도 만만치 않았다.

점포가 1,2층으로 나뉘다 보니 3천만원을 호가하는 커피 기계를 2대씩이나 들인 것이다.

그래서 기계 구입비 6천여만원을 포함,시설비에만 4억원이 넘는 자금이 소요됐다.

하지만 그녀의 생각은 빗나가고 말았다.

유동인구가 많은 곳에 점포가 위치하고 인테리어도 산뜻해 손님들은 많은 편이었다.

그러나 월수입은 J씨의 생각만큼 많지 않았다.

점포 임대료와 재료비,아르바이트생과 직원 인건비를 주고 나면 남는 게 거의 없었다.

사업이 망하는데는 두 가지 이유가 있다.

과잉투자와 매출감소가 그것이다.

과잉투자란 시설비,인건비나 고정비 등 회수 불가능한 곳에 과도하게 투자해 경쟁력을 상실하는 것이고 경쟁력 상실은 사업주의 의욕 상실이나 경쟁력 있는 마케팅을 구현하지 못했을 때 발생한다.

생각만큼의 수익을 거두지 못하자 J씨의 커피 전문점에 대한 열의도 점차 시들어졌다.

주인의 의욕이 떨어지면서 종업원들의 서비스 질도 떨어졌다.

자신의 관리 소홀을 탓하며 눈물을 머금고 커피전문점을 정리할 수밖에 없었다.

심기일전한 J씨가 다시 시작한 사업은 복합 형태의 아이스크림 전문점.

생과일 아이스크림과 커피,쿠키를 한 매장에서 테이크아웃 전문점 형태로 묶어서 판매하는 것이다.

분수를 모르는 투자는 실패의 첩경임을 뼈저리게 깨달은 J씨는 초기 투자비용이나 인건비 지출이 많이 들지 않도록 신경을 썼다.

테이크아웃 전문점은 앉을 공간을 전혀 필요로 하지 않기 때문에 2평 정도의 초미니 점포로도 사업이 가능하다.

임대료 및 인테리어비용을 제외하고 3천만원 정도가 소요됐다.

커피는 10가지 이상의 고급 커피를 즉석에서 갈아서 판매하기 때문에 맛은 전문 매장과 비교해도 손색이 없다.

천연 생과일을 이용한 아이스크림도 인기다.

과일을 그대로 먹는다는 말이 어울릴 정도로 저지방의 신선하고 깔끔한 맛을 느낄수 있기 때문이다.

이경희 한국창업전략연구소장 (02)786~840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