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머니의 손맛을 그대로 전해드립니다"

인천시 부평구 부개3동에 해물칼국수전문점 "가보네 칼국수"를 운영하는 한경우 사장(45).

6.25전쟁 직후 남대문시장에서 처음 음식점을 연 어머니 옆에서 곁눈질로 배워 온 식당 일이 오늘날 가보네의 밑거름이 됐다.

당시 어머니의 가르침이 혹독하고 식당일이 너무 힘들어서 중도에 그만둘 생각을 했다.

그래서 젊은 시절 월급쟁이 생활도 해보고 오퍼상도 해봤지만 6남매 맏이로 태어난 때문에 가업같은 식당 일을 외면할 수 없었다.

"흔한" 칼국수지만 어머니가 남몰래 가르쳐준 비법으로 승부수를 건다면 성공할 수 있을 것으로 확신했고 예상은 적중했다.

지난 96년 문을 연 4백여석의 가보네 칼국수집은 발디딜 틈없이 북적댈 정도로 큰 공성을 거두고 있다.

서울에서도 멀다 않고 찾아오는 단골들이 갈수록 늘고 있다.

성공의 비결은 단연 국물맛.

새우 미더덕 조개 굴 황태 등 15가지 재료로 24시간 우려낸 해물 육수와 숙성시킨 생면이 어우러져 내는 시원한 칼국수가 고객들의 입맛을 사로잡고 있다.

보쌈도 가보네의 자랑거리.

전남 순천 해남 등지에서 사육된 1백kg 이하의 돼지만을 쓴다.

밤과 잦 배 따위를 듬뿍 넘은 보쌈김치는 한 사장이 직접 만든다.

이밖에 왕만두 파전도 주메뉴.

"그곳에 가본다"와 "집안의 보배"라는 뜻을 함께 가진 가보네가 큰 인기를 끌고 있는데는 저렴한 가격도 한몫했다.

1인분에 4천원선인 칼국수와 왕만두에서 파전(7천원) 보쌈(1만5천원) 등이 외환위기 이후 주머니가 가벼워진 가족 단위의 고객들에게 어필을 한 것이다.

한 사장은 현재 가보네 칼국수의 체인사업을 적극 추진하고 있다.

이미 일산 영등포 울산 인천 등지에서 11개 체인점을 운영하고 있다.

가까운 친지나 친구의 소개로 찾아온 사람들에게 칼국수 비법을 전수한 게 계기가 됐다.

앞으로는 전국 체인망을 갖추고 가보네 확산에 본격 나설 계획이다.

그렇지만 양적 팽창은 지양한다.

따라서 가보네 칼국수 집 사장이 되는 일이 쉽지가 않다.

사장이랍시고 카운터에 앉아 돈만 챙길 생각이면 아예 포기하는 게 낫다.

주방에 들어가 직접 설겆이도 하고 김치도 담그는 등 식당의 "ABC"를 모두 터득해야 자격이 주어진다.

한 사장 자신이 어머니 가르침에 따라 지금도 주방일을 직접 챙기는 것처럼 사장(가맹점주)이 식당일을 알아야 체인점 사업이 성공한다고 믿기 때문이다.

가맹점 개설 조건도 남다르다.

식자재 공급에 따른 수수료를 챙기려는 여타 체인점 본사와 달리 한 사장은 극히 일부를 제외하곤 생면 등 거의 모든 식자재를 가맹점주가 직접 준비하도록 교육하고 있다.

30~50평 규모의 경우 가맹비 5백만원에 매출액의 3%를 기술 이전료로 받고 있다.

한 사장은 "서울 및 수도권 지역에 소재한 기존 체인점(40~50석 기준)의 경우 월 평균 매출 3천만~3천5백만원선"이라며 "인건비 재료비 관리비 월세 등을 빼면 1천만원의 순익을 올리고 있다"고 말했다.

(032)361-1144

김수찬 기자 ksc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