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항제철이 개설한 철강 사이버마켓이 철강 유통업계에 새 바람을 일으키고 있다.

대리점이나 단골고객이 아니면 접근하기 힘들었던 포항제철 철강제품을 누구나 인터넷 경매를 통해서 살 수 있기 때문.

한마디로 포항제철은 "비싸게 팔아서 좋고",수요자 입장에선 "싸게 빨리 사니 경제적"이라는 반응이다.

포철은 지난 8월30일 철강 전자상거래 홈페이지(Steel-N.com)를 오픈,한 달간 18회의 경매를 실시한 결과 3백57개 업체가 참가해 모두 5만8천t이 거래됐다고 밝혔다.

포철은 이런 추세로 사이버 거래가 이뤄질 경우 고객들이 유통단계 축소로 연간 38억원 이상의 구매비용을 절감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세운철강의 관계자는 "지방업체의 한계로 인해 오프라인에서 정보를 얻는 데 어려움이 있었으나 이제 실시간으로 철강정보를 얻고 구매하게 돼편리하다"고 말했다.

그 동안 소량을 필요로 하는 고객들이 주문량을 초과 생산하였거나 품질상 문제가 있어 수요자가 인수하지 않는 소위 "주문외 철강제품"을 사려면 포철의 철강판매 전문 계열사인 포스틸이나 대리점을 경유해야됐다.

그러나 사이버 마켓에서 포철로부터 직접 구매함으로써 중간 유통 마진이 없어져 고객사들은 t당 2만원에서 4만원까지 저렴하게 구입했다.

특히 제한된 고정 고객을 대상으로 파는 기존 방식과 달리 구매량을 불문하고 아이디를 등록한 모든 고객들이 응찰할 수 있어 판매의 투명성이 높아졌다고 포철은 분석했다.

스틸엔닷컴에서 이뤄진 지난 1개월간 거래실적을 보면 매회 평균 2백50여개사가 경매에 참여해 평균 1백50여개사가 낙찰받았다.

구매 고객수는 오프라인 판매 때의 1백34개사에서 3백57개사로 두 배이상 늘어났다.

거래규모를 보면 종래 오프라인 판매 방식 때와 똑같은 5만8천t,1백96억원의 매출을 기록해 새 판매방식 도입 초기에는 거래가 활발하지 않을 것이라는 우려를 말끔히 불식시켰다.

포철 사이버세일즈팀 최성종 팀장은 "종전에는 98% 정도가 외상으로 판매되던 것이 80% 이상 현금으로 판매돼 포철의 자금 유동성 향상에도 도움이 됐다"고 말했다.

포철 사이버 마켓을 이용하려면 인터넷 홈페이지(Steel-N.com)에 접속해 일단 회원으로 가입한 뒤 나중에 사업자등록증을 우편으로 보내줘 확인받으면 참가자격을 얻는다.

이후 거래신청을 하고 구매제품을 검색한 뒤 월.수.금요일 주 3회 실시되는 경매입찰에 참가해 최고가격을 제시하면 낙찰을 받게 된다.

경매 마감후 1시간이내에 낙찰결과를 이메일로 통보받을 수 있다.

포철은 내년 7월부터 전 생산제품을 대상으로 사이버 판매를 확대하고 앞으로 국내.외 철강사와의 제휴를 통한 글로벌 철강 사이버마켓 구축에 나설 계획이라고 포철 홍보팀 최두진 대리는 밝혔다.

정구학 기자 cg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