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한해 투신사들은 그동안의 부실을 털어내기 위해 여러가지 노력을 기울였다.

한국투신 대한투신 등은 운용.증권사로 분리후 각각의 자구계획을 수립.진행중이며 현대투신은 외국계 자본을 통해 변화를 시도하고 있다.

제일투신증권도 세계적인 대형 생명보험사인 푸르덴셜로부터 조만간 자금을 유치한다.

하지만 근본적인 해결을 위해서는 아직 변수가 많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일반적인 지적이다.

특히 한국 대한 현대투신 등 대형 3투신사의 경우 풀어야할 문제가 산적해 있다.

현대투신은 외자유치건의 성사여부가 불투명하다.

AIG 등을 통해 1조원 이상의 자금을 끌어들이게 됐다고 대대적인 선전을 하긴 했지만 진행상황은 이런 기대를 현저히 밑돌고 있다.

양해각서(MOU)를 체결한 이후 뚜렷한 진전사항이 없어 일각에서는 무산된게 아니냐는 우려까지 제기되고 있다.

한국투신과 대한투신의 자구계획도 실현 가능성이 높지 않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특히 최근 후순위채권의 가격산정문제가 불거지면서 이런 의구심을 증폭시켰다.

그동안 장부가로 계산돼 왔던 후순위채권이 시가적용을 받을 경우 부실규모가 당초 예상보다 커진다는 설명이다.

게다가 후순위채권 및 투기등급채권의 소화처가 현재로선 마땅치 않은 것도 회사의 앞날을 걱정케 하는 요소다.

매년 몇천억원 이상의 수익을 올린다는 계산도 현실감이 없어 보인다.

지난해초와 같은 활황이 여러해 지속되기는 힘들기 때문이다.

제일투신증권의 외자유치도 회사의 경영실적에 따라 유동적이다.

투신시장이 활로를 찾지 못해 경영개선에 실패할 경우 기대만큼 유입자금이 크지 않을 가능성도 있다.

이같은 투신권의 위험을 제거하기 위해 금융당국은 최근까지 꽤나 많은 상품들을 허용했다.

지난해 연말 투기등급채권의 투자비중이 높은 하이일드펀드를 시작으로 CBO펀드 비과세펀드 비과세 고수익펀드 등이 줄줄이 시장에 고개를 내밀었다.

하지만 이런 조치가 시장에 먹혀 들어가는데는 한계가 있다고 대부분의 전문가들은 진단한다.

땅에 떨어진 투신권의 신뢰회복을 위해서는 보다 근본적이 대책이 필요하는 지적이다.

투신사의 한 관계자는 "지금까지 나온 대책들은 투신권의 문제를 해결하기보다는 뒤로 미루는 측면이 강했다"며 "이 상태로는 투신사들의 자구노력이 성과를 거두기 힘들다"고 말했다.

투신사가 안정된 기반위에 서기 위해서는 앞으로도 넘어야 할 산이 많은 상황이다.

안재석 기자 yag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