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목동에 사는 김 모(39) 주부는 매일 아침 아이들이 학교에 가고난 뒤 컴퓨터 앞에 앉는다.

주식투자를 하기 위해서다.

하지만 김씨는 얼마전만해도 주식의 "주"자도 몰랐다.

하루종일 집안살림을 하느라 주식매매는 엄두도 못냈다.

주위 사람이 주식으로 "재미봤다"고 자랑할때나 "반토막이 났다"고 낙담해도 그저 남의 일이라고만 생각했다.

그러나 지난 9월부터는 사정이 달라졌다.

김씨는 약간의 여윳돈으로 주식을 시작하면서 컴퓨터를 이용해 주식을 사고파는 법을 알게됐다.

의외로 간단했다.

처음에는 사이버거래 프로그램을 잘 다룰 줄 몰라 지점 직원들에게 전화를 하곤 했지만 요즘은 혼자서 해결한다.

이제는 컴퓨터로 시황을 점검하고 주문을 낼뿐아니라 각종 증권관련 사이트도 뒤져보는 수준이 됐다.

사이버 주식투자가 활발하다.

전업투자가뿐 아니라 직장인 주부 학생 가릴 것 없이 컴퓨터를 이용해 매매하고 있다.

지난 8월말 한국의 사이버 주식거래 비중은 63.1%를 기록했다.

미국의 사이버 비중이 30~35%이며 일본은 고작 5%안팎인 것과 비교할때 월등히 높다.

강석훈 증권업협회 리서치팀장은 "한국의 사이버주식 거래비중은 단연 세계최고"라고 설명했다.

사이버 주식투자의 장점은 값싼 수수료와 편리한 매매방식.

가령,증권사 지점 상담원을 통해 주식을 사고팔때는 보통 거래대금의 1.1~1.3%의 수수료를 부담해야 한다.

주식을 살때 0.4~0.5%의 수수료가 붙고 팔때는 0.4~0.5%에 세금 0.3%가 추가된다.

1천만원어치만 매매해도 11만~13만원이 수수료로 날아간다는 얘기다.

투자종목을 바꿔 대여섯번만 매매하면 금방 70여만원이 사라진다.

가랑비에 옷젖는 식이다.

그러나 사이버거래를 하면 수수료가 반으로 줄어든다.

미래에셋증권의 경우 사이버거래 수수료가 0.029%에 불과하다.

북적거리는 객장에서 줄을 서지 않아도 된다는 점은 사이버 투자의 또 다른 매력이다.

소액 투자자는 창구직원과 차분히 종목 선택을 하는 것이 불가능한 경우도 많다.

바쁜 시간에는 전화로 주문내기도 쉽지 않다.

하지만 사이버투자는 집에서 가만히 앉아서도 매매가 가능하다.

정보량에서도 직접 객장에 나가는 것보다 많은 정보를 볼 수 있다.

증권사들은 사이버거래가 급속하게 늘어나면서 인터넷 홈페이지를 통해 실시간으로 자세한 투자정보를 올리고 있다.

한국경제신문을 비롯한 각종 경제뉴스도 그때그때 볼 수 있다.

하지만 사이버투자에는 위험도 수반된다.

데이트레이딩(초단타매매)에 따른 극심한 주가변동이 그것이다.

복잡한 절차 없이 키보드 조작만으로 주문이 가능하기때문에 분단위는 물론 초단위매매가 극성이다.

데이트레이더들은 주가가 일정수준 아래로 내려가면 집중적으로 매입한뒤 수수료 공제후 1~2%정도만 벌어도 미련없이 되팔아버린다.

주가가 급등하는 것을 보고 뇌동매매에 나섰다가 속절없이 "상투"를 잡게 되는가하면 주가가 내리는 것을 보고 투매에 나섰다가 손해만 보고 물러나게 되는 것이다.

초보자일수록 주가가 급등락하면 마음이 조급해지기때문에 데이트레이더들의 표적이 되기 쉽다.

특히 최근에는 사이버공간을 이용해 시세를 조종하는 주가조작 사건이 적발되기도 했다는 점에서 투자자들의 각별한 주의가 요망된다.

주식거래 절차도 꼼꼼히 알아둬야 한다.

객장에서는 주문만 내면 증권사 직원이 알아서 다 해주지만 사이버 거래는 스스로 모든 것을 처리해야 한다.

따라서 작은 실수 하나가 치명적인 손실로 이어질 수도 있다.

가령 1백주 매수주문을 입력하다가 실수로 키보드 자판의 "0"을 한번 더 누르면 1천주 매수주문이 나가게 된다.

이런 실수는 실제로 종종 생긴다.

주용석 기자 hohobo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