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프랑스는 총 5천2백만 헥토리터(hl)의 포도주를 생산,이중 1천5백9십만hl를 수출해 3백75억 프랑의 외화를 벌여 들였다.

프랑스 와인 주고객은 3천4백만hl를 수입한 독일,3천2백만hl의 영국,1천만hl의 미국순이다.

하지만 판매 금액으로는 영국(70억 프랑),미국(60억프랑),독일(50억) 순이다.

지난해 세계 최대 포도주 생산국은 이탈리아다.

매년 프랑스와 이탈리아는 2천만~3천만hl의 차이로 제1위 포도주 생산국 자리 다툼을 한다.

그러나 고급 포도주 지명도에서는 단연 프랑스산이 앞선다.

프랑스의 전통적 포도주 문화와 접목된 마케팅 덕분이다.

프랑스는 자국 고급 와인의 상품 가치를 높히기 위해 원산지 통제 명칭제(AOC)제를 실시한다.

토양 및 경작지 위치,포도나무 품종,포도 재배와 양조,숙성,수확량 통제 등 전통 양조 규정을 지키도록 함으로써 지역별 향토성과 품질을 보장한다.

국립원산지명 연구소(INAO)의 엄격한 화학분석 테스트와 시음회를 거쳐야하는 AOC 라벨은 와인의 품질도 보장하지만 지방별 전통 및 특성도 보호한다.

프랑스는 와인업계 종사자 육성을 위한 전문 교육 시스템도 잘 갖추고 있다.

와인 감별사를 위한 고등학교와 전문학교 과정은 물론,화학이나 생물학 학위 소유자를 대상으로한 포도주 양조학 석사과정과 국제 마케팅과 관련 법을 강의하는 전문 대학원도 있다.

프랑스의 포도주 산업은 양조산업으로만 그치지 않고 문화,관광,식품산업에서도 부가가치를 창출해낸다.

새 포도주가 첫선을 보이는 11월이면 전국 포도주 산지에 관광객의 발길이 끊기지 않는다.

애주가들만의 여행이 아니라 가족과 함께하는 문화 관광이다.

여행객들은 와인과 함께 와인의 맛과 조화를 이루는 햄과 치즈 등 지방 특산 식품도 함께 구입한다.

각 지방 자치당국은 각기 독특한 포도주 축제를 통해 관광객 유치 경쟁을 벌인다.

프랑스의 수십여개가 넘는 포도주 축제중 가장 유명한 것은 "보졸레 누보(Beaujolais Nouveau)" 포도주 출시 행사다.

매년 11월 셋째 목요일이 되면 전세계 각지에서 보졸레 축제가 동시에 열린다.

프랑스 보다 시차가 빠른 아시아와 호주 수출 상품은 4~5일전 비행기편으로 특송을 한다.

하지만 어떤 나라도 먼저 병마개를 열지 않고 프랑스의 조그만 시골 마을이 정한 규칙을 지킨다.

사실 보졸레 누보는 고급 와인이 아니다.

이름 그대로 그해 보졸레에서 생산된 포도주란 뜻이다.

또 보졸레 누보는 장기 보관용 포도주가 아니다.

다음해 2월전에 마셔야 한다.

또 버건디 와인의 주요 생산지인 본느에서 열리는 포도주 경매도 세계인들의 포도주 잔치로 완전히 자리를 잡았다.

매년 11월 그해 수확된 포도주를 경매에 부치고 이익금을 양로원에 기부하는 이 행사는 단순한 와인 축제가 아니다.

세계적 와인업체와 수입자,중간 거래상이 참가해 그해 버건디 와인의 가격 추세를 가늠하고 결정한다.

이 경매행사와 함께 열리는 지방문화.특산물 축제에는 일본을 비롯해 세계각지의 외국 관광객이 몰린다.

이처럼 프랑스의 포도주 산업은 단일 주류산업으로 그치지 않고 문화.관광산업에까지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

이는 해외 포도주 시장에서 최고급품으로 경쟁해 고부가가치를 창출하겠다는 프랑스인의 의지이기도 하다.

<파리=강혜구 특파원 hyeku@coo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