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6년 경제협력개발기구(OECD)가입을 통한 한국의 대외개방과 국제통화기금(IMF)경제위기를 계기로 프랑스 기업들은 국내시장에 앞다퉈 진출,영업기반을 강화해 왔다.

약 20억달러로 집계되고 있는 프랑스 기업들의 직접투자로 프랑스는 이제 한국에서 제4위의 투자국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현재 한국에 진출한 1백30여개의 프랑스 회사는 약 1만2천여명을 고용하고 있으며 이중 3백여명의 프랑스인이 각회사에서 간부진으로 일하고 있다.

제조업 관련기업의 수가 서비스업관련업체보다 두배 많지만 종사인원은 비슷한 수준이다.

이는 1996년 국내에 진출해 현재 18개의 매장과 3천여명의 직원을 보유하고 있는 대규모 할인점 까르푸의 눈부신 성공 때문이다.

국내진출에 성공한 또 다른 프랑스 기업으로는 에어프랑스가 있다.

에어프랑스는 1964년 서울지점을 개설하고 1983년에는 유럽항공사 최초로 유럽과 한국간의 정기항로를 개설한 바 있다.

"99%의 고객만족도 달성"을 목표로 전 직원이 노력한 결과 작년도 매출실적은 전년대비 28.1% 성장을 기록했고 아시아 지점 중 최고의 매출신장을 보였다.

또 지난 6월에는 아에로 멕시코,델타항공 그리고 국내의 대한항공과 함께 새로운 항공사 동맹체 "스카이팀"을 출범시켰다.

올해 3월 한국에 둥지를 튼 세계적 물관리 전문기업인 비벤디워터는 충남 대산에 위치한 현대석유화학의 모든 물관리 사업을 위탁받아 한국에서의 첫 서비스를 시작했다.

비벤디워터 코리아는 민간사업체들의 공업용수 위탁사업에 적극참여할 뿐 아니라 지방자치단체의 정수처리를 통한 상하수도 관리등 물관리 부문의 위탁사업을 역동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세계적인 정밀화학 업체인 로디아는 1975년 국내에 진출해 인천,안양,온산 등 3곳에 공장을 가동하고 있다.

특히 안양공장의 엔지니어링 플라스틱 사업부는 세계 3위의 생산지로 아시아시장 공략의 발판이 되고 있다.

작년 한해 2천8백70억의 매출을 기록했으며 지난달에는 산업폐기물 전문처리업체인 조양케미칼을 전격 인수하기도 했다.

세계10대 자동차 부품회사인 발레오가 지난해 7월 만도기계의 경주공장을 인수해 세운 발레오만도도 빼놓을 수 없는 주한 프랑스기업이다.

발레오만도는 1천여명의 직원이 자동차 전장품인 발전기와 시동모터를 생산,현대자동차 기아자동차 등 완성차 업계에 납품해 연간 2천5백억원의 매출을 올리고 있다.

프랑스의 선진기술과 한국의 우수한 노동력이 조화를 이룬 이 회사는 대내외적으로 인수.합병의 성공사례로 평가받고 있다.

이밖에 경부고속철도 사업체로 잘 알려진 알스톰사는 한국에 지사를 두고 발전 및 송배전부문의 설비를 국내에 공급하고 있다.

또 세계적 화장품 회사인 샤넬과 토탈패션브랜드 업체인 까르띠에와 랑방도 한국지사를 설립하고 국내소비자와의 접촉을 확대해나가고 있다.

최근에 설립된 르노-삼성 합작사는 프랑스기업이 국내에 성공적으로 진출한 또 하나의 사례로 프랑스의 대한국 투자를 30% 증가시킬 것으로 전망된다.

이정호 기자 dolp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