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김대중 대통령은 노벨평화상을 받을 만한 충분한 가치가 있는 인물이다.

일생동안 민주주의와 평화를 위해 싸웠던 김 대통령은 한국과의 대립정책을 계속 추구해 온 북한을 포용하는 길을 열기 위해 취임이후 줄곧 과감한 조치를 취했다.

결국 그의 행동은 시의적절한 것으로 입증됐다.

북한의 김정일 국방위원장과 그 측근들도 세계 시장경제에 굳게 문을 걸어 잠그는 낡은 정책이 북한을 붕괴의 길로 이끌고 있음을 깨달았다.

한국은 무역과 투자를 통해 북한에 원조를 제공하기에 가장 타당한 국가임이 자명하다.

그러나 이런 가능성을 북한이 완전히 이용하려면 남북관계의 새로운 분위기가 조성돼야 했다.

상호 경제 교류는 남북한이 대결하고 있는 상황에서는 증대될 수 없었다.

이런 인식은 남북 정상회담으로 이어졌고 이산가족 상봉과 철도복원 준비작업 등 전향적인 조치들이 잇따랐다.

김 대통령의 구상은 모든 주요 강국의 지지를 받았다.

한국전쟁 이래 처음으로 미국 중국 일본 러시아가 긍정적인 남북간 상호교류를 추진하기 위해 협력할 수 있었으며 이런 진전 과정은 북한을 국제 사회로 나오게 했다.

더욱이 김 대통령의 행동은 미국이 과감히 조명록 북한 특사와 고위급 회담을 갖도록 만들었으며 금명간 평양에서 후속 (북·미정상) 회담이 열릴 수 있게 했다.

이같은 급격한 변화는 불과 얼마전만 해도 상상조차 하기 어려운 일들이었다.

김대중 대통령의 소위 ''햇볕정책''은 남북한 사이에서만 국한되지 않는 국제적인 반향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누구나 지금까지 햇볕정책의 성공에 찬사를 보내지만 또 한편으론 신중해야 한다.

한반도 평화를 달성하려면 일회성 조치가 아닌 일련의 계속된 과정이 필요하다.

남북간의 관계가 더욱 진전되려면 남북한 모두에게 지속적인 책임이 요구된다.

주변 주요 강국의 책임이 필요한 것도 마찬가지다.

또 한국이 보여준 관대함과 미국이 북한과 협상을 개시키로 한 데 대해 북한은 지금보다도 더욱 전향적인 방향으로 대응해야만 한다.

특히 남북한 관계나 북·미 관계에서는 상호주의가 확대될 필요가 있다.

그렇지 않으면 한국이나 미국 내에서는 북한과의 관계 정상화를 통해 보장받는 것보다 양보하는게 더 많다고 비판하는 사람들이 늘어날 것이다.

남북간 의제들이 기존에 치중했던 경제문제에서 평화협정과 비무장화 등 정치적인 쪽으로 옮겨지면 그 때는 남북 쌍방이 완전히 동의할 수 있는 평등한 협정을 통해 신뢰를 구축하는 것이 중요하다.

기회는 위대하다.

한반도에서 평화와 궁극적인 통일은 더이상 공허한 꿈이 아니다.

그러나 남북한 당국이 통일에까지 가는 여정에는 험난한 협상이 놓여 있으며 일진일퇴할 가능성이 있다.

그리고 북한을 국제사회로 끌어내기 위해서는 북한은 물론 국제사회도 필요한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북한은 현재 제시된 목표들을 달성하기 위해 주변국들과 타협할 의지가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 중요하다.

한반도 주변의 다른 나라들은 북한이 근본적인 변화를 추진하는 데 어려움이 있음을 이해해야만 한다.

그렇지 않고는 북한 혼자만의 긍정적인 태도 변화를 기대하기 어렵다.

김 대통령은 이런 과정이 진행되도록 하기 위해 한국민뿐만 아니라 전세계를 위해 헌신했던 것이다.

그가 노벨평화상을 수상한 것은그의 노력이 국제사회에서 널리 인정받았기 때문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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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은 아시아 문제 전문가인 로버트 스칼라피노 미국 UC 버클리대 명예교수가 김대중 대통령의 노벨 평화상 수상과 향후 한반도 문제와 관련,연합뉴스에 보내온 특별 기고문을 정리한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