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가에는 주가를 부당하게 띄워 투자자들을 기만하는 상장기업의 ''작전꾼''들만 노리는 전문적인 천적이 있다.

쇼트셀러들이 그들이다.

이들은 기업의 재무제표와 경영실적 등에 비해 주가가 조금이라도 과대평가돼 있다 싶으면 어김없이 공매도를 걸어 주가 거품을 제거하는 데 앞장선다.

벤처기업,신생 바이오테크 기업이나 하이테크 기업 등 성장성이 높은 기업일수록 ''사냥''대상으로 선호한다.

활황장에서 주가조작의 여지가 많고 주가에 거품이 낄 소지가 높다고 보기 때문이다.

이런 점에서 쇼트셀러들의 존재야말로 미국증시의 건전성을 담보하는 보루라고 할 수 있다.

미국의 상장 기업들 사이에 공포의 대명사로 통하는 일부 쇼트셀러들은 인터넷 홈페이지를 개설해 자신들의 ''직업적 정당성''을 당당하게 주장한다.

이중 마누엘 아센시오가 대표적인 쇼트셀러.

''월가의 쇠파리(귀찮은 존재),증시의 보안관,저승사자''등 갖가지 별명이 붙어다니는 인물이다.

그는 쿠바에서 태어나 6살 때인 지난 61년 미국으로 이민왔다.

펜실베이니아대 와튼 경영대학원과 하버드대 MBA 출신이다.

지난 93년 뉴욕 맨해튼 3번가에 아센시오&컴퍼니 증권(www.asensio.com)을 설립해 활동하고 있다.

현재 코요테 네트워크 시스템스로 업종과 상호가 변경돼 장외시장에서 거래되고 있는 다이애나사가 그의 첫번째 쇼트셀링 작품이다.

쇼트셀러로서 그의 인생을 바꾼 사례였다.

이밖에도 아반트,헤미스퍽스 등 수십개의 종목을 쇼트셀링해 주목받고 있다.

아센시오의 분석자료는 폭넓은 계층으로부터 신뢰받고 있다.

불공정거래를 감독·규제하는 연방 증권감독위원회(SEC)에서 기초 조사자료로 종종 활용되고 있을 정도다.

아센시오의 쇼트셀링 철학은 지난 97년 4월 직접 쓴 에세이 ''끊임없이 저질러지는 주식 사기에 대한 시장의 해법(A Free Market Solution to Persistent Stock Fraud)''에 잘 담겨져 있다.

아센시오는 최근 미 국무부 산하 공보원(USIA)의 주선으로 뉴욕주재 외신 특파원들을 상대로 ''월가 읽는 법''에 대해 특강을 하기도 했다.

그는 어느새 월가가 외지사람들에게 자신있게 추천하는 ''미국증시의 명물''로 떠올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