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삼 전 대통령은 16일 "김대중 대통령과 김정일 국방위원장에 의해 ''고려연방제 통일''이 추진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또 지난 13일 ''고려대 강연 불발''에 대해 "불순한 배후세력의 조종에 의한 것"이라며 오는 20일 강연을 강행하겠다고 덧붙였다.

김 전 대통령은 이날 상도동 자택에서 기자들과 오찬간담회를 가진 자리에서 남북관계에 대한 ''독설''을 퍼부으며 이처럼 말했다.

그는 "북한이 주장하는 낮은 단계의 연방제안은 높은 단계로 가는 첫단계로 김일성 주석이 지난 91년 신년사에서 밝힌 바 있다"고 지적했다.

또 73년 미국과 월맹의 휴전으로 미국 키신저 국무장관과 노벨평화상 공동수상자로 선정된 월맹 레둑토 공산당 서기가 수상을 거부하고 1년뒤 월남을 재침공해 공산화했다며 "한국도 그렇게 가고 있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지난 13일 고려대 강연이 학생들의 제지로 무산된데 대해 김 전 대통령은 "김대중 대통령과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합작품"이라고 강변했다.

오는 20일 강연에 대한 학생들의 제지 움직임에 대해서는 "(들어갈 때까지) 몇시간을 기다릴지 몰라 단단히 준비할 것"이라며 강행의지를 꺾지 않았다.

김 대통령의 노벨상 수상과 관련해서는 "상을 받을 만큼의 인권주의자라면 한국의 완전한 자유화 조치는 물론이고 인권의 불모지인 북한에서 핍박받고 있는 많은 정치범들의 석방을 요구하고 관철해야 한다"며 "국군포로.납북자와 6.25 당시 의용군및 노역자로 끌려간 남한 사람들을 하루속히 송환시켜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밖에 민주산악회를 중심으로 추진하고 있는 ''김 국방위원장 서울답방 반대 서명운동''에 대해서는 "서명숫자가 기하학적으로 늘어나고 있다"며 계속할 방침임을 시사했다.

그러나 이같은 독설이 자신을 ''반(反)DJ 대표주자''로 부각시켜 정치세력을 확대하려는게 아니냐는 비난이 더욱 높아지고 있다.

정태웅 기자 redae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