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셉 에스트라다 필리핀대통령이 도박 스캔들로 나라경제를 망치고 있다.

16일 마닐라시장에서는 필리핀 페소화 가치가 달러당 49페소까지 추락,사상최저치를 경신했다.

지난 12일 페소화 추락을 멈추기 위한 긴급처방으로 중앙은행이 97년 경제위기 이후 최대폭(4%포인트)의 금리인상을 단행했지만 페소화의 출혈을 멈추진 못했다.

필리핀경제가 이처럼 소용돌이에 빠진 것은 에스트라다 대통령이 불법 도박업자들로부터 4억페소(약 90억원)의 뇌물을 챙겼다는 주장이 제기되면서부터다.

이 스캔들을 폭로한 사람은 절친한 친구였던 일로코스 수르주(州)의 루이스 싱손 주지사.

그는 지난주 "대통령과 불법 도박업자를 연결해 줬다"는 폭탄 발언을 했다.

"대통령이 일로코스 수르주의 담배 소비세를 면제해 주는 대가로 1억3천만페소를 요구했고 지난 2년간 개인적으로 매달 1천만페소를 상납했다"는 것.

에스트라다 대통령은 ''음모''라고 반박하고 나섰지만 사태는 걷잡을 수 없이 돌아가고 있다.

국회는 탄핵준비에 들어갔고 마르코스 정권붕괴에 결정적 역할을 했던 하이메 신 추기경까지 퇴진운동에 가세했다.

노혜령 기자 hro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