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학교가 버린 아이를 왜 미국은 보석이라고 놀라워하는가.

고등학교를 중도에 그만두고 올해 미국 제일의 명문 사립학교 밀턴 아카데미로 혼자 유학을 떠난 허창희(17).

그가 쓴 ''미국이 놀란,창희의 유학작전''(산성미디어,7천8백원)은 우리 교육현실의 아픈 단면과 이를 뚫고 운명을 개척한 10대 프런티어의 꿈을 보여주는 에세이다.

그는 학교 중퇴를 스스로 결정했고 단신으로 유학정보를 찾아나섰으며 그토록 입학허가서를 받기 어렵다는 밀턴의 문을 혼자 힘으로 열었다.

출판사로 원고를 들고 올 때도 그는 혼자였다.

이같은 정신의 힘은 어디에서 나오는 것일까.

그가 스스로 고백하듯 창희는 어떤 의미에서는 한국교육의 실패자였다.

그러나 그는 자신의 날개를 마음껏 펼칠 수 있는 하늘이 어디에 있는지를 알았다.

의지만 있다면 무한한 가능성이 열려있다는 것을 온몸으로 체득하고 확인시켜준 승리자였다.

입학 면접에서 그는 흑인 교사 밥 앞에 정장 대신 힙합바지 스타일로 나타났다.

그리고는 재즈와 브레이크 댄스에 대해 얘기했다.

이른바 ''날라리''의 이면에 담긴 ''혼의 자유''에 대해 진지하게 토론했다.

다른 학교로부터 몇통의 불합격 통지서가 날아온 뒤 그는 드디어 밥 선생님의 편지를 받는다.

''객관적인 자료도 중요하지만 배움의 열정과 관심,그리고 의지가 중요한데 나는 이것을 네게서 발견했다.

너는 위험을 감수하고 새로운 것에 도전하는 용기를 보여줘야 한다.

명문대학에 진학하기 위한 모든 시설을 밀턴에서 찾을 수 있겠지만 더 중요한 것은 나처럼 외국 학생을 성공으로 이끌어줄 수 있는 사람을 많이 만나야 한다.

네가 밀턴에 오면 자신감을 가지라고 조언하고 싶다.

너는 밀턴에 오는 날부터 졸업하는 날까지 아낌없는 지원을 받게 될 것이다''

이는 열린 사고와 창의적인 행동의 국제적 평가서라고도 할 수 있다.

꿈은 이런 곳에서 마음껏 펼쳐지는 것 아닌가.

창희는 유학을 최선이 아닌 차선이라고 말하면서 목표를 정하기에 따라서는 그 차선을 최선으로 만들 수도 있다고 강조한다.

그는 이 책에서 한국 교육제도의 문제점을 체험적으로 분석하고 그 대안으로 유학에 관한 준비와 실행계획을 알려준다.

그리고는 미국의 명문 사립고등학교들을 소개한 뒤 어떤 학교를 선택하는 게 좋은지를 구체적으로 안내한다.

막연한 도피가 아니라 당당하고 희망적인 유학을 준비하라는 것이다.

특히 자립형 사립고교에 대한 자신의 생각을 솔직하게 털어놓고 있다.

지금 창희는 보스턴의 기숙사에 몸을 누이고 있을 것이다.

고두현 기자 kd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