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 국내에서 운영되는 최고 성능의 슈퍼컴퓨터보다 4배 이상 빠른 슈퍼컴퓨터가 도입된다.

산업자원부 산하 연구개발정보센터(코르딕·KORDIC)는 현재 운영하고 있는 두 대의 슈퍼컴퓨터 가운데 한 대를 교체키로 하고 최근 관련 업체들을 대상으로 제안설명회를 가진 것으로 18일 알려졌다.

코르딕은 이를 위해 다음달 15일까지 업체들의 제안서를 받고 12월21일 최종 선정 업체 및 기종을 발표한다.

이번에 슈퍼컴퓨터 교체를 위해 투입되는 비용은 3천3백만달러(3백60억원)에 달한다.

코르딕에 새로운 슈퍼컴퓨터가 도입되면 한국은 세계 20위권 안에 들어가는 슈퍼컴퓨터를 보유하게 된다.

코르딕이 갖고 있는 슈퍼컴퓨터는 고성능 슈퍼컴퓨터인 ''벡터'' 방식과 대용량 슈퍼컴퓨터인 ''스칼러'' 두 종류.이번에 교체하는 기종은 벡터 방식이다.

현재 벡터 방식 슈퍼컴퓨터를 생산하는 곳은 후지쓰 NEC 크레이 등이다.

스칼러 방식은 컴팩 IBM HP 선마이크로시스템스 SGI가 대표적이다.

이들 업체는 이번에 교체되는 슈퍼컴퓨터가 스칼러 방식이라 예산의 대부분이 벡터 방식의 슈퍼컴퓨터를 도입하는 데 사용될 것이라고 예상했지만 코르딕은 오히려 전체 예산의 60% 이상을 스칼러 방식 슈퍼컴퓨터에 쓰기로 결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두 가지 방식의 슈퍼컴퓨터 업체들은 서로 컨소시엄을 구성해 입찰에 참여키로 방침을 정하고 치열한 물밑 작업을 벌이고 있다.

코르딕은 이번에 도입할 슈퍼컴퓨터의 기본 조건을 스칼러 방식의 경우 중앙처리장치(CPU) 속도를 1초에 5천억 번의 계산을 할 수 있는 수준인 5백기가플롭스(GFLOPS) 이상,주기억장치 5백GB 이상,보조기억장치를 10테라바이트(10조바이트) 이상으로 정했다.

벡터 방식은 중앙처리장치 80GFLOPS,주기억장치 80GB,보조기억장치 2TB 이상이다.

국내에는 기상청에서 사용하는 슈퍼컴퓨터가 가장 빠른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속도는 1백28GFLOPS다.

김경근 기자 choic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