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금보장한도를 당초 2천만원에서 5천만원으로 올림에 따라 연말 금융기관간 대규모 자금이동이 없을 것이라는 정부의 전망에도 불구하고 수십조원에 이르는 예금의 이동이 일어날 것으로 전망하는 보고서가 속속 나오고 있다.

18일 LG투자증권은 예금부분보장에 관한 분석보고서를 통해 최대 이동가능금액은 은행 예금에서 82조5천억원, 종금 금고 신협 예금 19조6천억 등 모두 1백2조원에 이를 것으로 분석했다.

LG투자증권의 윤항진 연구위원은 그러나 "대출과 연계돼 있는 예금 등을 감안하면 실제 움직이는 예금은 20조∼30조원에 이를 것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세종증권도 최대 이동가능금액을 81조원 정도로 추정하고 이 가운데 실제이동액은 40조원에 달할 것으로 내다봤다.

삼성경제연구소도 최대 이동가능금액은 1백10조원에 달하고 이 중 68조원의 자금이 이동할 것으로 분석했다.

이처럼 기관마다 다른 전망치를 내놓자 오히려 예금자들의 혼란을 가중시키고 있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한 증권사 애널리스트는 "연구소 연구원이나 증권사 애널리스트는 은행에 대한 정확한 통계를 구하기가 어렵다"며 "추정이나 추측에 의해 예상치를 구하다 보니 기관마다 다른 수치를 내놓게 된다"고 말했다.

그는 "정부 관계 당국이 정확한 분석자료를 내놓을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추정으로 내놓는 전망치를 보고 예금자들이 분위기에 휩쓸려 예금을 옮기는 역효과가 나올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

이상열 기자 mustaf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