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유럽정상회의(ASEM) 참석차 방한 중인 중국의 주룽지(朱鎔基) 총리를 위해 대한상공회의소 전국경제인연합회 중소기업협동조합중앙회 무역협회 등 국내 경제4단체가 18일 서울 신라호텔에서 개최한 오찬간담회는 시종일관 ''경제협력''에 초점을 맞춘 ''실속'' 위주의 행사였다.

박용성 대한상의 회장의 환영사와 주 총리의 오찬사에 이어 진행된 질의응답 시간을 통해 국내 경제인들은 갖가지 ''민원사항''을 풀어놓았다.

주 총리도 이런 분위기를 감안한 듯 오찬사의 대부분을 한국과 중국 양국 경제협력의 중요성과 향후 미래지향적인 발전 방향을 제시하는 데 할애했다.

먼저 주 총리는 "남북 정상의 성공적인 정상회담은 반세기 이상 한반도에 드리워진 긴장을 완화했으며 아·태지역의 평화 안정에도 유익하다"면서 "다시 한번 강조하건대 중국 정부와 인민은 한반도의 평화통일을 확고하게 지지한다"고 ''6·15 남북정상회담''의 의미를 강조했다.

이어 양국 경제협력의 현주소를 자세하게 나열한 주 총리는 최근 한국 기업들이 관심을 갖고 있는 ''서부대개발''과 관련해 "적극적인 자세로 개발할 것이며 한국 기업의 참여를 환영한다"고 말했다.

주 총리는 특히 "양국의 경제협력을 새로운 단계로 비약시키려면 더 많은 채널이 구축돼야 한다"고 강조하면서 첨단기술 환경 철강 에너지 분야를 일일이 열거한 뒤 "양국 무역관계의 발전 과정에서 일부 문제가 생기는 것은 불가피하지만 실사구시 호혜호리(상호간에 도움이 됨)의 원칙으로 처리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다음은 주 총리와 국내 경제인간의 일문일답.

-중국에 진출한 외국인투자기업과 중국 기업간 차별 폐지를 검토한다는데.

"중국은 개혁개방을 추진하면서 초반부터 외국인 투자를 권장하기 위해 세제 면에서 특혜를 줘왔다.

외국 기업에 혜택을 주는 원칙에서 중국 정부는 지역별이 아닌 직종별,특히 권장 산업에 감면 혜택을 주고 있다는 점을 알아달라"

-서부대개발과 관련한 중국 중앙정부 차원의 구체적인 정책은 언제쯤 발표되나.

"한국 기업의 서부대개발 참여를 높이 평가하고 환영한다.

이번 계획과 관련한 외자유치 정책 등은 이미 우리 국무원을 통과했으며 국가계획위의 방침은 이달 22일쯤 나오는 것으로 안다"

-중국 정부는 금괴를 수출자유품목으로 풀 용의는 없는가.

"(중국인민은행장)=국제관례에 따라 때가 되면 하겠다"

정구학 기자 cg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