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중 주가가 다시 500선 아래로 붕괴되는 등 증시가 비명을 질렀다.

정부가 부랴부랴 증시안정책을 발표해 긴급진화에 나서면서 불안감은 다소 해소됐다.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사태의 진정으로 국제유가는 하락세로 돌아섰다.

그러나 미국 주가,반도체가격 추이등은 여전한 불안요인이다.

외국증권사 관계자들은 이런 혼미한 상황에서 향후 증시를 어떻게 보고 있을까.

이들은 한결같이 통제할 수 없는 해외요인은 차치하더라도 기업및 금융구조조정을 일관성 있게 밀어붙여 가시적인 성과를 보여야 한다고 진단한다.

그래야 국내외 투자자들의 신뢰를 얻게 되며 투자심리가 안정을 되찾을 것이라는 견해다.

△남종원 메릴린치증권 지점장=미국의 주가나 D램가격의 추이는 국내에선 어떻게 할 수 없는 해외변수다.

정부만이라도 국내외 투자자들의 신뢰를 살 수 있는 정책을 펴 투자심리를 회복시켜야 한다.

포철지분 해외매각,IMT-2000사업 기술방식 선정방식이나 예금부분보장 한도및 시행시기 결정등의 과정에서 정부가 일관되지 못한 태도를 보여왔다.

원칙과 소신에 따른 정부정책이 아쉽다.

해외변수에다 이처럼 정부정책까지 오락가락하자 외국인이 투자의욕을 잃었다.

이날 정부가 발표한 증시부양책은 단기처방에 불과하다.

△이진용 CLSA증권 지점장=국내외 악재가 겹쳤다.

구조조정등 뚜렷한 변화가 없어 추가 하락할 가능성이 없지 않다.

400선까지 밀릴 수도 있다.

더욱 우려스러운 것은 최근 외국인의 순매도분 중에는 장기투자성 외국인의 매물이 많이 포함돼 있다는 점이다.

이전에는 단기투자 외국인이 매도공세를 폈지만 이젠 다른 상황인 것 같다.

기업및 금융구조조정을 서둘러 매듭짓지 않는한 본격적인 반등세를 기대하기 어렵다.

IMF직후 300선 아래로 폭락했다가 ''V''자형 급반등세를 보였지만 이제 그런 국면은 없을 것으로 예상된다.

경기하강 조짐마저 보여 ''L''자형 주가흐름이 이어질 전망이다.

△이정자 HSBC증권 지점장=당초 500선까지 조정을 예상했다.

이젠 과감하게 살 때라고 본다.

그동안 하락폭이 커 저가메리트가 생긴 것이다.

만족스럽지 못하지만 정부가 구조조정의 고삐를 다잡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퇴출기업 선정이 마무리되는대로 은행구조조정이 기대된다.

당초 은행구조조정은 내년께로 내다봤었다.

지난 2·4분기에 반도체업체들이 재고를 많이 쌓아놓은 탓에 D램가격이 하락추세다.

당분간 이런 현상이 지속될 것같다.

따라서 삼성전자에 대한 투자메리트는 그다지 높지 않다.

외국인은 향후 5∼6개월내에 본격적인 순매수로 돌아서기 어려울 것이다.

△임석정 JP모건증권 지점장=국내외 반도체주가에 따라 증시의 출렁거림이 너무 심하다.

산업구조상이나 증시구조상 반도체 비중이 높아서 문제다.

가장 큰 리스크 요인이다.

국제유가 움직임은 크게 우려하지 않는다.

겨울철 석유 수요기인데다 중동사태가 발발한데 따른 것일뿐이다.

은행구조조정에 대해선 낙관적이다.

조만간 공적자금투입이 예상되고 예금부분보장제의 한도와 시행시기가 결정됐다.

국제자금이 각국의 주식에서 미국의 장기국채쪽으로 흐르는 조짐이다.

외국인이 예전처럼 대규모 순매수로 돌아설 가능성이 높지 않은 배경이다.

김홍열 기자 come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