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18일 증시안정대책을 내놓았지만 시장의 반응은 그렇게 뜨겁지 않았다.

종합주가지수가 말해 주듯 ''강보합수준''에 머물렀다.

전문가들은 시장안정책이 미국증시의 폭락 등 대외변수 때문에 단기적으로 즉석 효과를 내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전망했다.

그러나 중장기적으로 주식수요기반을 확충했다는 점에서는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있다.

일부에서는 주가하락의 근본 원인인 ''자금시장 불안''을 해소할 만한 대책이 나와야 증시가 회복될 것이라고 지적하고 있다.

이 때문에 이번 시장안정대책은 퇴출기업이 최종 확정될 때까지 주가급락사태를 일단 막고보자는 ''임기응변식 처방''이라는 혹평도 나오고 있다.

◆ 해결되지 않은 악재 =정부의 대책은 주식수요기반의 확충에 초점이 맞춰진 것으로 평가된다.

보험사의 주식취득 제한 완화나 자사주취득에 따른 세제상의 지원,연기금 주식투자 확대와 개방형 뮤추얼펀드의 허용 등은 그동안 업계에서 요구해온 것이다.

그러나 이들 대책이 현재 증시의 양대 악재인 미국증시의 폭락과 현대계열사 문제를 해결해 주는 것은 아니다.

다만 시장이 안정돼 바닥을 다지고 상승을 시도할 때 탄력을 붙게 만드는 요인일 뿐이라는 것이 일반적인 분석이다.

김지영 삼성증권 투자정보팀장은 "보험사나 연기금 일반투자자들이 당장 주식을 많이 사들이지 않겠지만 이번 조치로 주가가 상승기조로 돌아섰을 때 가속도가 붙을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김 팀장은 그러나 "최대 악재인 대외변수가 쉽게 안정되지 않을 것으로 보여 주가가 상승세로 돌아서지 못할 것"이라며 "외국인 매도세가 진정된다면 종합주가지수 550선 내외까지는 반등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 자사주소각은 호재 =주총 특별결의를 거쳐 정관만 변경하면 이사회 결의만으로 자사주 소각을 할 수 있도록 한 조치는 매우 긍정적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원시정관에 근거가 있거나 모든 주주의 동의로 정관을 바꿔야 가능했던 자사주 소각을 보다 수월하게 할수 있도록 했기 때문이다.

과거 미국에서 기업들이 취득한 자사주를 소각함으로써 주가의 바닥을 다졌다는 점을 감안할 때 ''자사주 소각''이 ''주가의 바닥다지기''를 위한 수단으로 활용될 가능성이 있다.

대우증권 관계자는 "자사주 소각이 많이 이뤄져야 증시의 수급 불균형 상황이 완화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 단기효과는 미지수 =일부에서는 보험사의 주식투자제한 확대는 ''삼성생명이 삼성전자 주식을 더욱 많이 사들일 수 있도록 하는 효과''밖에 없다고 평가절하하고 있다.

실제로 많은 보험사들이 지급여력비율을 맞추기 위해 자구노력을 하고 있는 데다 최근들어 주식투자비중을 줄이고 있는 상황이어서 보험사들이 주식을 많이 사들일 가능성은 높지 않다는 것이 일반적인 시각이다.

연기금이 주식투자를 오는 24일부터 시작한다고 하지만 이 역시 효과는 미지수다.

국정감사기간 여야의원들이 연기금의 주식투자손해를 문제삼는 분위기에서 과연 많은 주식을 살 수 있겠느냐는 회의적인 시각이 지배적이다.

최명수 기자 ma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