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신원동 목조주택은 도심에 자리잡고 있지만 주위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목조주택이 아니다.

서로 어울릴 것 같지않은 콘크리트와 나무를 조화시켜 외장재료로 사용했다.

요즘 유행하는 이른바 "재료의 퓨전화"경향을 잘 나타내고 있다.

바닥과 1층엔 콘크리트로 틀을 세우고 2층과 지붕틀은 목조를 이용했다.

콘크리트로 집의 중심을 잡고 외부벽체는 부드러운 목조로 감쌌다.

지붕은 신소재 재료인 합판과 칼라강판으로 마감,기존 목조주택과는 다른 전혀 새로운 느낌을 준다.

내부도 한식과 양식을 배합해 퓨전성향이 강하다.

거실 발코니 위쪽의 처마는 길게 뽑아 한옥의 툇마루처럼 구성했다.

서양식 목조주택에서는 찾아보기 힘든 부문이다.

한식주택의 툇마루는 집 내부에 속하지만 양식주택에서는 지붕이 없어 집의 외부에 속한다.

안방천장은 목조 트러스를 그대로 노출시켜 오두막집 같은 향수를 불러 일으킨다.

2층은 기둥으로 받혀져 마치 공중에 떠있는 듯하다.

1층의 양쪽 방에 걸려있는 것 같은 계단실은 정교한 목조공예품을 연상시킨다.

1층은 현관 거실 주인방 부엌 등으로 이뤄져있다.

주부들의 공간인 부엌이 특히 잘 꾸며져 있다.

바깥 테라스를 연결시켜 분위기를 밝게 하고 싱크대가 독립천정으로 설계됐다.

아파트주방에서 느껴지는 답답함을 없애기 위해서다.

또 계단을 따라오르면 어느새 각자의 방에 이르도록 배치돼 오래 살아도 지루함이 없도록 했다.

1층에서 반층을 오르면 손님방이 있고 방향을 틀어 또 반층을 오르면 안방이 나온다.

여기서 다시 한번 반층을 지나면 아늑한 다락방이 나온다.

다락방은 안방에서 테라스를 통해 연결된 가족 전용공간이다.

이 집은 가족의 프라이버시를 보호하면서도 서로 교류를 하기에 좋도록 수직형 공간배치구조를 갖고 있다.

이같은 공간의 조화는 공동주택에선 찾아보기 어려운 단독주택만의 독특한 매력이다.

박영신기자 yspar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