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차 아시아.유럽정상회의(ASEM)의 열기만큼 이에 반대하는 목소리도 컸다.

시민사회단체들은 아셈 개막일인 20일 행사장 인근 곳곳에서 신자유주의와 세계화에 반대하는 "반 아셈" 시위를 강행했으며 일부에선 경찰과의 충돌했다.

민주노총과 한총련 등 1백60여개 단체가 참여한 "아셈2000 민간포럼"(공동대표 최열)은 이날 오후 2시부터 2시간동안 서울 송파구 올림픽공원 평화의 문 앞에서 1만여명이 모인 가운데 "아셈 2000 신자유주의 반대 서울 행동의 날" 대회를 가졌다.

단병호 민주노총 위원장은 개회사에서 "신자유주의는 세계를 잘사는 나라와 못사는 나라로 이등분했다"며 "아셈은 신자유주의의 또 다른 모습"이라고 주장했다.

이날 대회에는 프랑스 외환거래과세운동연합(ATPAC),아시아·태평양노동자연맹(APWS) 등 33개국 1백여개 NGO단체 회원 1백여명이 참가했다.

민간포럼측은 ''다른 세상은 가능하다.세상을 바꾸자!''는 제목의 ''서울선언문''을 채택했다.

참석자들은 △노동권 완전 보장 △생태계 보존 △제3세계 외채 탕감 △추가적인 자유화 논의 즉각 중단 △세계무역기구 국제통화기금등 신자유주의 국제기구 폐지 △국가미사일방어계획(MND) 즉각 중단 등 6개항을 촉구했다.

행사장에는 매향리에서 수거한 포탄의 잔해로 만든 작품이 전시되고 민중가요 공연이 펼쳐지기도 했다.

참가자들은 집회가 끝난 뒤 잠실운동장 앞 호돌이 광장까지 3.7㎞ 가량 행진시위를 벌였다.

이에 앞서 ''민중대회위원회''와 ''WTO 투자협정반대 국민행동''은 오전 10시 서울 강남구 역삼동 뱅뱅4거리 앞에서 2천8백여명이 참가한 가운데 ''ASEM2000 반대 및 노동시간 단축,비정규직 차별철폐 결의대회''를 가졌다.

참가자들은 "미국의 패권주의에서 벗어나기 위해 만든 ASEM이 미국의 신자유주의를 그대로 답습,자본의 이윤만을 위해 제3세계의 노동자와 민중의 생존을 위협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집회후 강남역까지 1㎞ 가량 가두행진을 하던 중 시위대 5백여명이 갑자기 차도로 뛰어나와 이를 저지하는 경찰과 심한 몸싸움을 벌여 민노총 정책부장 박하순(41)씨 등 10여명이 부상하기도 했다.

시위대는 강남역에서 서초동 우성아파트 사이 6개 차선을 점거한 채 경찰과 대치하다가 올림픽공원으로 이동했다.

단병호 민주노총 위원장 등 민중대회위원회 회원 16명은 오전 8시40분께 ASEM에 참가하는 외국 정상들에게 항의서한을 전달하기 위해 서초구 교대역에서 관광버스를 타고 ASEM회의장까지 진입하려다 경찰과 몸싸움을 벌이기도 했다.

양준영 기자 tetriu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