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종합상사업계에 라이벌 업체와 특정사업을 합치는 "짝짓기"작업이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다.

전자상거래 확산등 경영환경 악화에 따른 수익감소를 막고 정보및 거래선 공유를 통해 경쟁력을 높이려는 포석이다.

짝짓기 바람은 특정 사업부분을 떼내 전담회사를 공동설립하는 ''부문통합'' 방식으로 확산되고 있다.

일본 최대의 종합상사인 이토추는 마루베니와 철강 부문을 각각 떼내 내년 봄에 새 회사를 설립키로 했다.

이토추의 철강매출은 작년에 7천2백82억엔으로 종합상사 중 6위,마루베니는 7천6백96억엔으로 5위를 마크했다.

두 회사 분을 합치면 1조4천9백78억엔으로 미쓰이를 제치고 철강부문에서 일본 종합상사 중 1위에 오르게 된다.

새 회사는 두 회사의 국내영업과 무역업무를 총괄하는 한편 10개에 달하는 코일센터와 물류시설도 일괄 운영한다.

두 회사는 이미 철강 전자상거래업체인 미국의 메탈사이트에도 공동출자해 놓고 있다.

라이벌과 손잡은 종합상사들은 이뿐이 아니다.

닛쇼이와이는 가네마쓰와 지난 4월 종이펄프부문의 사업을 합쳤다.

가네마쓰는 이에 따라 영업권과 인력을 닛쇼이와이에 넘기고 대신 닛쇼이와이의 종이펄프부문 주식을 취득했다.

도멘은 스미토모상사와 귀금속사업을 합치기 위해 지난 3월말 영업권을 스미토모에 무상으로 넘겼다.

건자재 사업에서는 니치멘과 닛쇼이와이가 7월1일자로 합병,새 회사를 설립했다.

니치멘은 정보기술(IT)부문에서도 닛쇼이와이와 제휴,5개 관련회사를 닛쇼이와이의 자회사인 ITX에 매각하고 ITX에 10%를 출자했다.

이같은 짝짓기 바람은 전자상거래의 확산으로 중개수수료에 의존해온 종합상사들의 영업기반이 급속히 위축되고 있기 때문이다.

전자상거래업체들과의 경쟁으로 중개수수료 단가가 크게 떨어진데다 정보력이 뛰어난 업체로 거래선이 몰리자 재편바람이 가속화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업계 관계자들은 "살아남기 위해 피할 수 없는 선택"이라며 "대상 업종도 산업설비에서 단순소비재에 이르기까지 더 다양해질 것"으로 보고 있다.

즈지 아스시 마루베니 사장은 "이해관계만 맞으면 상대를 가리지 않는다"고 말해 ''종합''의 간판을 내리고 최적의 파트너를 찾아 나서는 움직임이 더 활발해질 것임을 시사했다.

도쿄=양승득 특파원 yangsd@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