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디지탈라인 정현준 사장의 불법대출 사건과 이 회사의 부도는 코스닥시장은 물론 장외시장에도 상당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

한국디지탈라인의 부도는 코스닥 벤처기업으로서는 IMF이후 첫 사례라는 점에서 코스닥시장을 부도공포로 몰아넣을 수 있다는 것.게다가 한국디지탈이 직간접적으로 출자한 회사가 20여개에 달해 그 파장은 단순 주가조작사건 등과는 비교할 수 없을 만큼 클 것으로 증권업계는 보고 있다.

한화증권 리서치팀 이성재 과장은 "코스닥기업과 경영자들에 대한 투자자들의 불신감이 더욱 가중될 것으로 보인다"며 "중동사태 등의 충격에서 벗어나 점차 안정을 찾아가고 있는 코스닥시장을 또다시 침체의 늪으로 몰아넣을 수 있는 사건"이라고 말했다.

◆한국디지탈라인은 어떻게 되나=최종부도가 난만큼 코스닥관리종목으로 자동 지정된다.

회사측에서 화의나 법정관리 신청으로 회생을 모색할 것으로 보이나 법원 등이 이를 받아들일지는 미지수다.

법원이 대표이사의 사기나 부도덕성이 부도의 직접적 원인이 된 경우 법정관리 등을 인가해준 사례가 없다는 점에서 쉽지않을 것이란 지적이 많다.

코스닥위원회는 자구노력을 할 수 있도록 1년간 유예기간을 주나 법정관리나 화의인가를 받지 못하면 코스닥시장에서 퇴출시킨다.

정현준 사장이 최대주주인 디지탈임팩트도 적지않은 충격을 받을 것으로 우려된다.

디지탈임팩트는 지난주말의 폭등장세 속에서도 10% 가량 주가가 떨어졌다.

회사측에서는 정 사장이 경영에 관여하지 않고 있는 데다 그와 채권채무관계가 없어 타격을 받을 이유가 없다고 강조했다.

또 당좌거래도 거의 하지않고 있다고 덧붙였다.

장외기업인 평창정보통신의 경우 소액투자자들이 정 사장의 공개매수에 응해 입고시켜준 주식의 대금을 받을 수 있을지가 관심이다.

정 사장이 현금이 없는 데다 보유주식마저 거의 담보로 제공한 상태여서 대금을 받기는 사실상 불가능하다.

한국디지탈라인 관계자 등은 주식을 되돌려줄 것이라고 밝히고 있으나 이중 일부는 이미 담보로 들어가 있는 것으로 알려져 그마저도 불투명한 상황이다.

◆코스닥시장에 미치는 영향=시장 전체가 충격을 받겠지만 그중에서도 벤처기업이 더 큰 타격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증권사 애널리스트들은 한국디지탈라인의 최종부도는 가뜩이나 수익모델논란이 제기된 인터넷기업들의 주가에 찬물을 끼얹을 것으로 전망했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이번 사건은 단기적으로는 시장에 충격을 던지겠지만 장기적으로 인터넷관련 회사 등 코스닥등록기업을 점검할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특히 한국디지탈처럼 인터넷지주회사를 표방해온 기업들의 경우 향후 주가차별화현상이 나타날 가능성이 크다"고 덧붙였다.

한국디지탈라인의 부도와 정 사장의 금융사기사건은 M&A시장에도 심각한 타격을 가할 것으로 관측된다.

M&A부띠끄가 중개하는 M&A에 대해선 투자자들이 곱지않은 시선으로 볼게 뻔하기 때문이다.

손성태 기자 mrhand@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