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우삼은 할리우드로 건너간 동양감독 중 흥행 면에서 가장 성공한 대표적인 감독이다.

할리우드 데뷔작인 "하드타깃"에서 쓴맛을 보았지만 "브로큰 애로우"를 통해 재기했다.

그리고 "페이스 오프"를 통해 작가로 인정받았다.

톰크루즈와 함께한 "미션임파서블 2"에선 전편보다 뛰어난 속편을 만들어내며 흥행감독 대열에 서게되었다.

하지만 "미션임파서블 2"는 화려한 성공과 달리 많은 혹평에 시달려야 했다.

블록 버스터 영화답게 화려하고 멋진 액션만으로 가득 차 있지도 않고 멜로물도 아닌 탓에 이것저것 짬뽕된 느낌을 지울 수 없다.

특히 오우삼은 자기 영화에 대한 오마쥬를 스스로 바치느라 쓸데없는 곳에서 자꾸 비둘기를 날려댄다.

하지만 액션영화라는 장르적 속성만 따지자면 여느 할리우드 영화보다 앞서는 탁월한 스타일이 있다.

동양감독이 만든 작품답게 주인공과 악당의 주먹다짐도 폼난다.

특히 영화의 시작과 함께 콤 크루즈의 무시무시한 암벽 타기 씬은 실제상황이라 입을 다물지 못하게 한다.

그리고 자동차 광이라면 벌어진 입을 다물지 못할 장면이 한 곳 더 있다.

영화 초반부 스페인을 배경으로 탠디 뉴튼과 그녀를 뒤쫓는 톰 크루즈의 자동차 추격씬이 그것.

이때 톰크루즈가 탄 차가 포르쉐 911 카브리올레이고 탠디 뉴튼이 탄 차는 아우디 TT 로드스터다.

참으로 비싼 차를 가지고 사랑놀음을 하는 두사람이지만 어쨌거나 억대를 훌쩍 뛰어넘는 스포츠카를 타고서 치고 받는 장면은 볼거리중의 볼거리가 아닐 수 없다.

이 두 대의 차중에서도 포르쉐 911 카브리올레는 우리나라에서도 가끔 볼 수 있는 차여서인지 아우디 TT 로드스터에 더 많은 관심이 쏠린다.

LA에서 촬영된 이 추격씬에 나오는 차는 양산차가 아니라 일일이 손으로 만든 프로토 타입의 TT 로드스터다.

영화 촬영당시 TT 로드스터는 양산 전이었기 때문에 아우디 측에서 수제작한 프로토 타입과 4대분의 바디 파트를 제공했다고 한다.

할리우드로 건너가 최고의 자리에 오른 오우삼.

이제 영화 속에서 억대의 자동차 두 대를 마음대로 부술 수 있는 감독이 되었다는 점은 국내 감독들에겐 부러움이 아닐 수 없다.

뉴욕과 LA에서 개봉할 예정인 "인정사정 볼 것 없다"의 이명세 감독도 오우삼처럼 억대 자동차를 부술 수 있는 곳에서 영화를 만들게 된 감독이 되길 기대해 본다.

고충길 <화인커뮤니케이션 대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