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감시대] (198) 제2부 : IMF시대 <5> 증오심 (6)
-
기사 스크랩
-
공유
-
댓글
-
클린뷰
-
프린트
글 : 홍상화
잠시 후 백인홍은 객석 뒤쪽 구석 좌석에 앉아 무대로 시선을 던졌다.
김명희가 무대 왼쪽에서 나왔다.
무대 위에 선 김명희의 모습에서 자기 자신의 재능에 대한 자신감과 예술가에게서 풍겨지는 오만함을 느낄 수 있었다.
그녀는 객석에 앉아 있는 보이지 않는 뭇사람들만 사랑할 운명을 타고났음을 알아챘다
''1945년 8월6일 일본의 히로시마와 나가사키에 원폭이 투하된 후 8월15일 히로히토 천황은 항복을 선언했다.
곧 이어 위도 38도를 경계로 소련군은 한반도 북쪽,미군은 한반도 남쪽을 점령해 한반도는 두 쪽이 나고 말았다.
미군의 진주는 필연적으로 미국문화를 한반도 남쪽에 옮겨놓았다.
예를 들어…'' 김명희가 몸짓과 발놀림을 하며 차차차,맘보,라고 흥에 겨워 외친다.
여가수 역을 맡은 김명희가 무대 중앙으로 옮겨가자 조명이 그녀를 따라간다.
김명희가 중앙에 서자 무대 뒤가 밝아지면서 무도회장 분위기를 나타내는 무대 위에 한 무리의 남녀가 보인다.
남자들은 정장군복이나 정장을 했고 여자들은 여러 색깔의 롱드레스를 입고 있다.
여가수 역을 맡은 김명희의 리드에 따라 흥겨운 차차차와 맘보를 춘다.
다음으로 왈츠가 흘러나오자 쌍쌍이 음악에 맞춰 춤을 춘다.
잠시 후 김명희가 춤추고 있는 한쌍의 남녀에게 다가가 그 옆에서 춤을 춘다.
남자는 중위 계급장을 단 정장군복 차림의 박정희이고 여자는 박정희가 육영수를 만나기 전 한때 사랑에 빠졌던 당시 대학생인 이 여인을 의미하고 있음을 백인홍은 알아차렸다.
연주되던 음악이 끝나자 여가수가 박정희와 춤을 추고 있는 젊은 여인의 어깨를 두드린다.
이 여인이 여가수에게 양보하고 물러나려고 하자 박정희가 여가수를 물리친다.
다시 음악이 흘러나오자 박정희가 이 여인과 다시 음악에 맞춰 빠른 템포로 춤을 춘다.
여가수 역을 맡은 김명희가 할 수 없다는 듯 어깨를 으쓱 하고는 무대 중앙으로 가 관객을 향해 뒤쪽 무리들과 같이 차차차나 맘보 스텝을 밟으며 노래한다.
''해방이 가져온 건 미군의 진주/미군이 진주하면서 변화가 생겼네/아이들은 초콜릿의 달콤한 맛에 순진함을 빼앗기고/어른들은 감미로운 댄스곡에 넋을 빼앗겼네'' 김명희가 맘보춤을 추면서 맘보라고 소리치다가 차차차 스텝을 밟으며 차차차라고 소리친다.
김명희의 노래는 계속된다.
''이런 감미로운 멜로디 속에서 그들은 만났네/애정 없는 결혼을 한 국방 경비대의 장교와/이북 가족과 헤어진 외로운 여대생/그리고 그들은 사랑에 빠졌네/헤어나지 못하도록 깊숙이 빠졌네/순진한 청년과 철없는 여학생''
잠시 동안 무대 위에서 춤을 추다가 김명희가 다시 노래한다.
''과거가 암흑 속에 몸을 감추고/미래는 보이지 않는 먼 곳에 있는 것/오로지 그들 사이에 존재하는 것은 현재뿐/현재는 순간순간으로 이어지고/순간은 영원의 속삭임이라네/사랑에 빠진 남녀에게는''
김명희는 노래를 끝내고 물러나고 박정희와 이 여인 두 사람만 무대에 남아 느린 곡으로 춤을 추면서 노래를 주고받는다.
잠시 후 백인홍은 객석 뒤쪽 구석 좌석에 앉아 무대로 시선을 던졌다.
김명희가 무대 왼쪽에서 나왔다.
무대 위에 선 김명희의 모습에서 자기 자신의 재능에 대한 자신감과 예술가에게서 풍겨지는 오만함을 느낄 수 있었다.
그녀는 객석에 앉아 있는 보이지 않는 뭇사람들만 사랑할 운명을 타고났음을 알아챘다
''1945년 8월6일 일본의 히로시마와 나가사키에 원폭이 투하된 후 8월15일 히로히토 천황은 항복을 선언했다.
곧 이어 위도 38도를 경계로 소련군은 한반도 북쪽,미군은 한반도 남쪽을 점령해 한반도는 두 쪽이 나고 말았다.
미군의 진주는 필연적으로 미국문화를 한반도 남쪽에 옮겨놓았다.
예를 들어…'' 김명희가 몸짓과 발놀림을 하며 차차차,맘보,라고 흥에 겨워 외친다.
여가수 역을 맡은 김명희가 무대 중앙으로 옮겨가자 조명이 그녀를 따라간다.
김명희가 중앙에 서자 무대 뒤가 밝아지면서 무도회장 분위기를 나타내는 무대 위에 한 무리의 남녀가 보인다.
남자들은 정장군복이나 정장을 했고 여자들은 여러 색깔의 롱드레스를 입고 있다.
여가수 역을 맡은 김명희의 리드에 따라 흥겨운 차차차와 맘보를 춘다.
다음으로 왈츠가 흘러나오자 쌍쌍이 음악에 맞춰 춤을 춘다.
잠시 후 김명희가 춤추고 있는 한쌍의 남녀에게 다가가 그 옆에서 춤을 춘다.
남자는 중위 계급장을 단 정장군복 차림의 박정희이고 여자는 박정희가 육영수를 만나기 전 한때 사랑에 빠졌던 당시 대학생인 이 여인을 의미하고 있음을 백인홍은 알아차렸다.
연주되던 음악이 끝나자 여가수가 박정희와 춤을 추고 있는 젊은 여인의 어깨를 두드린다.
이 여인이 여가수에게 양보하고 물러나려고 하자 박정희가 여가수를 물리친다.
다시 음악이 흘러나오자 박정희가 이 여인과 다시 음악에 맞춰 빠른 템포로 춤을 춘다.
여가수 역을 맡은 김명희가 할 수 없다는 듯 어깨를 으쓱 하고는 무대 중앙으로 가 관객을 향해 뒤쪽 무리들과 같이 차차차나 맘보 스텝을 밟으며 노래한다.
''해방이 가져온 건 미군의 진주/미군이 진주하면서 변화가 생겼네/아이들은 초콜릿의 달콤한 맛에 순진함을 빼앗기고/어른들은 감미로운 댄스곡에 넋을 빼앗겼네'' 김명희가 맘보춤을 추면서 맘보라고 소리치다가 차차차 스텝을 밟으며 차차차라고 소리친다.
김명희의 노래는 계속된다.
''이런 감미로운 멜로디 속에서 그들은 만났네/애정 없는 결혼을 한 국방 경비대의 장교와/이북 가족과 헤어진 외로운 여대생/그리고 그들은 사랑에 빠졌네/헤어나지 못하도록 깊숙이 빠졌네/순진한 청년과 철없는 여학생''
잠시 동안 무대 위에서 춤을 추다가 김명희가 다시 노래한다.
''과거가 암흑 속에 몸을 감추고/미래는 보이지 않는 먼 곳에 있는 것/오로지 그들 사이에 존재하는 것은 현재뿐/현재는 순간순간으로 이어지고/순간은 영원의 속삭임이라네/사랑에 빠진 남녀에게는''
김명희는 노래를 끝내고 물러나고 박정희와 이 여인 두 사람만 무대에 남아 느린 곡으로 춤을 추면서 노래를 주고받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