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SL(비대칭디지털가입자회선)을 세계에서 처음으로 선보인 세계 2위의 DSL(디지털가입자회선) 장비업체 오르킷.

이 회사는 요즘 한국에 자사의 첫 해외공장 건설을 추진중이다.

한국시장에서 주도권을 잡으려면 현지생산이 불가피하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이스라엘 IT업체들이 황금같은 사업기회가 널려 있는 ''사이버 엘도라도'' 코리아로 몰려들고 있다.

이들 업체는 인터넷이용자가 1천6백만명을 돌파한 ''인터넷 강국'' 한국에 자사 제품을 공급하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실제 올 상반기 2억2천5백만달러에 이르는 이스라엘의 대한(對韓)수출중 61.2%가 반도체칩 통신중계장비 소프트웨어 등 정보통신 분야에서 이뤄졌다.

전체 수출액에서 차지하는 비중을 분야별로 보면 휴대폰 등에 장착되는 비메모리칩이 31.1%로 가장 많고 통신중계장비(25.4%) 소프트웨어(2.1%)가 뒤를 잇고 있다.

이중 특히 통신중계장비의 약진이 두드러진다.

올 상반기 이 분야 수출액은 5천7백만달러로 지난해 전체 금액 5천3백만달러를 이미 넘어서고 있다.

전체 수출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지난해 9.4%에서 25.4%로 껑충 뛰었다.

한국 인터넷시장의 폭발적 성장에 힘입은 것이다.

"한국은 ADSL 분야에서 가장 빠르게 성장하는 나라입니다. 세계 유수의 업체들이 이 시장을 놓고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어 우수한 기술력을 가진 회사가 아니면 진입하기 어렵습니다"

ADSL 서비스에 이용되는 통신중계장비를 한국업체에 공급한 오르킷의 알론 세갈 영업담당 부사장은 "연말에 선보이는 VDSL 장비도 우선적으로 한국에 소개할 것"이라고 말했다.

VDSL은 인터넷에 접속할 때 업로드.다운로드 양방향 모두 10Mbps의 초고속 접속을 가능케 하는 최신기술이다.

기존 전화망과 인터넷, 무선통신망을 연결시켜 주는 통신중계장비 생산업체 컴매치도 한국시장에 눈독을 들이고 있다.

내티 드루틴 컴매치 마케팅 매니저는 "한국 등 아시아업체들은 미국 유럽 등에 비해 상대적으로 낡은 통신장비를 바꿀 경우 이스라엘 업체들이 새롭게 선보이는 최신장비를 도입할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그는 "반면 미국 유럽 통신서비스업체들은 이미 고가의 장비를 사용하고 있으므로 시스템을 전면 개편하기는 힘들 것"이라고 내다봤다.

통신관련 규제가 점차 완화되고 있는 점도 한국시장을 매력적으로 만드는 요인이다.

"통신분야 독점사업자들이 줄어들고 유사업체들이 등장하면 필연적으로 치열한 경쟁이 벌어지게 됩니다"

내티 드루틴 마케팅 매니저는 "경쟁에 이기기 위해 고객에게 좋은 서비스를 제공하려는 통신업체들은 이스라엘의 최신장비를 구입하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국의 열성적인 교육열도 이스라엘 IT업체를 유혹하는 요인중 하나다.

보아즈 삭스 길라트커뮤니케이션스 세일즈 디렉터는 "한국은 유교의 영향을 받아 교육열이 높은 것으로 알고 있다"며 "자사의 원격교육솔루션을 가지고 한국을 비롯한 아시아시장에 진출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길라트의 원격교육솔루션 ''트레인네트''를 이용하면 인터넷 위성 랜(LAN) 케이블 등을 이용해 원격 강의를 실시할 수 있다.

TVG테크놀로지 서프커뮤니케이션처럼 삼성.LG전자 등 세계적인 메이커들과 손잡기 위해 한국 진출을 서두르는 업체도 상당수다.

보안소프트웨어를 개발하는 TVG테크놀로지의 이갈 슈스타리 사장은 "주요 시장은 미국 등으로 보고 있지만 아시아지역이 노동력이 싸기 때문에 공장은 이 지역에 두려고 한다"며 "자사 소프트웨어를 적용한 제품을 만들기 위해 현대.LG전자 등과 제휴할 것"이라고 말했다.

니르 숌로니 서프커뮤니케이션 세일즈 매니저는 "중국은 커다란 내수시장을 갖고 있는 반면 한국에는 삼성.LG전자처럼 전세계 시장을 상대로 제품을 판매하는 제조업체들이 있다"고 강조했다.

이 회사는 음성 팩스 모뎀을 하나의 DSP칩을 통해 사용할 수 있게 하는 통신소프트웨어를 개발하고 있으며 앞으로 이 제품을 한국 PC제조업체에 공급할 계획이다.

텔아비브=송대섭 기자 dsso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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