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현준 한국디지탈라인 사장은 23일 자택에서 본지기자와 만나 자신과 관련된 불법대출 의혹은 대부분 사실과 다르다고 반박했다.

이경자 동방금고 부회장 등 사채업자들로부터 사기를 당한 때문이라는 것.정 사장은 또 이경자 부회장의 요청에 따라 금감원 장래찬 국장에게 평창정보통신을 시가보다 훨씬 싸게 넘겨주고 한국디자탈라인에서 발생한 평가손을 보전해 주었다고 주장했다.

-금감원 장 국장에게 평창정보통신 주식을 시가보다 훨씬 싸게 넘겨주었다고 하는데.

"지난해 12월 명의상으로만 대주주로 돼 있는 대신상호신용금고가 출자자대출문제 등으로 말썽을 일으켰다.

이 부회장이 사태수습에 나섰다.

로비를 어떻게 벌였는지는 모르지만 사장을 해임하는 선에서 사건은 무마됐다.

그 뒤 이 부회장이 금감원 장 국장이 평창정보통신 주식을 원하니 사례비조로 주식을 좀 넘겨주라고 했다.

(당시 평창정보통신은 알타비스타와 합작을 앞두고 장외주가가 3만원대로 치솟았고 매물이 별로 없었다)

평창정보통신 유준걸 사장에게 애걸하다시피 해서 10만주를 주당 2만7천원씩에 사 이중 3만주를 주당 8천1백원에 이 부회장에게 넘겼는데 이 주식이 장 국장에게 간 것으로 알고 있다.

주식대금 2억4천3백만원이 장 국장의 차명으로 추측되는 계좌를 통해 나에게 입금됐다"

-장 국장이 한국디지탈라인에 투자해 손해본 돈도 보전해 주었다는 얘기가 있다.

"지난 6월 이 부회장이 장 국장이 장내에서 디지탈라인 주식 5만주를 3만원씩에 매입했으나 주가하락으로 큰 손해를 많이 봤다며 보상해 주라고 했다.

그래서 주식 5만주를 넘겨받고 장 국장의 차명계좌에 수차례에 걸쳐 대금을 보내주었다.

정확히 기억이 나지는 않으나 대략 15억원 가량 입금시킨것 같다"

-금감원에서 의혹을 제기한 6백억원 대출은 누구와 관련된 것인가.

"이 부회장이 중간에 차주를 동원해 빼간 것으로 보인다.

이 부회장으로부터 평소 어음과 주식을 담보로 개인적인 사업운영자금을 차입했는 데 지난 9월에야 그 돈이 금고에서 나온 걸 알았다.

내가 주식을 담보로 금고에서 자금을 끌어다 쓴 꼴이 됐다.

실제 내가 금고에서 차입한 돈은 많아야 2백억원 정도밖에 안된다.

금고에서 6백억원이 인출됐다면 나머지 4백억원은 이 부회장이 사용한 게 분명하다"

-이런 사실을 언제 알았나.

"지난 9월 초 이 부회장의 자금을 맡고 있는 사람에게 자초지종을 전해듣고서야 내명의로 수백억원의 돈이 금고에서 인출된 사실을 알게됐다.

그래서 이 부회장에게 사실을 확인하는 과정에서 사이가 틀어졌다.

이 때부터 이 부회장이 ''까불면 어음을 돌려버리겠다''는 식의 협박을 하기 시작했다.

실제로 이 부회장은 내명의로 된 어음을 6백억원어치나 갖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이 부회장과는 언제 어떻게 인연을 맺었나.

"지난 98년11월께 어음할인을 받으면서 인연을 맺었다.

이후로는 나의 대모로 여기고 긴밀한 관계를 맺어왔다.

한국디지탈라인 주식을 담보로 모두 제공하고,인감도장까지 맡긴채 돈을 종종 빌려 썼다"김동민·손성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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