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계 초대형 광고회사들이 경쟁적으로 국내 광고업체 인수에 나서고 있다.

이같은 외국계 회사의 국내 시장공략에 대응, 일부 중견 광고회사들은 합병을 통한 몸집불리기와 경쟁력 확보를 추진하고 있어 광고시장에 일대 지각변동이 예고되고 있다.

24일 업계에 따르면 세계 3위 광고회사인 미국 BBDO가 최근 태평양 계열 동방커뮤니케이션즈 지분 50%와 경영권을 인수키로 하고 대금산정을 위한 실사에 들어갔다.

이어 단일 광고회사로는 세계 최대 규모인 미국 J월터톰슨(JWT)도 국내 대형 광고업체 인수를 위해 협상을 벌이고 있다.

JWT코리아의 고위 관계자는 이날 "국내 대기업 계열사를 포함한 4개 광고회사로부터 매각 제의를 받아 재무구조가 건실하며 영업전망이 좋은 1개사와 인수협상중"이라고 밝혔다.

JWT의 협상대상은 애드벤처월드와이드로 알려졌다.

애드벤처월드와이드는 김정완 매일유업 사장, 채형석 애경유지 사장, 안용찬 애경산업 사장, 박문덕 하이트맥주 회장 등 2세 경영인이 공동 출자해 설립한 회사로 취급액 기준 국내 10위권 기업이다.

이와 관련, 애드벤처월드와이드 조성철 국장은 "아직 구체적으로 결정된 것은 없다"고 설명했다.

JWT는 나이키 포드 네슬레 유니레버 메릴린치 지멘스 등을 광고주로 보유한 세계 최대 광고회사로 지난해 미국내에서만 34억9천만달러의 취급실적을 올렸다.

이처럼 대형 외국업체들이 잇따라 국내 광고회사 인수를 추진하고 있는 것은 구조조정방안으로 계열회사의 매각을 통해 자본을 유치하려는 국내 대기업과 외환위기 이후 외국기업들의 진출이 늘면서 국내 시장에서 외국계 광고회사의 입지가 크게 강화되고 있는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외국 광고회사의 공세 강화로 국내 기업의 영업기반이 크게 위협받을 것으로 보이자 국내 중견 광고회사들을 중심으로 기업합병 등을 통한 자구책 마련에 나섰다.

독립광고회사인 온앤오프와 광고춘추가 합병을 추진하고 있는데 이어 다른 중소 광고회사들도 제휴 등을 모색하고 있다.

온앤오프 구본룡 회장은 "외국 기업들과 대기업계열 광고회사의 틈바구니에서 살아 남기 위해서는 합병을 통한 몸집불리기가 불가피하다"고 말했다.

윤성민 기자 smyoon@hankyung.com

o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