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들린 올브라이트 미 국무장관의 평양 방문은 향후의 북.미 관계에 새로운 장을 열었으나 당초 예상했던 것처럼 깜짝 놀랄만한 성과를 거두지는 못했다.

구체적인 성과가 있었다면 미국의 최대 관심사인 미사일 문제에서 "중요한 진전"이 있었다는 것 정도다.

올브라이트 장관은 회담후 기자회견을 통해 "양국간 한반도 긴장완화, 북.미 외교대표부 개설 등도 논의하고 테러, 인권, 실종미군 문제 등에 대한 미국의 관심을 표시했다"고 밝히기는 했다.

그러나 회견에서 미사일 문제 이외에 올브라이트 장관이 구체적인 회담의 성과로 밝힌 것은 별로 없다.

미사일 문제도 김정일 위원장으로부터 직접 미사일 포기에 관한 언급을 받아냈지만 양국간 전문가 회담이 열려야 구체적인 포기조건과 미국의 지원액수 등이 결정될 전망이다.

이번 회담과 관련, 국내외의 비상한 관심을 끌었던 빌 클린턴 미국 대통령의 방북과 북.미 정상회담의 성사 가능성에 대해서 올브라이트 장관은 직접적인 언급을 피했다.

올브라이트 장관은 클린턴 대통령의 방북 여부와 관련, "대통령에게 결과를 보고한 후 평가할 것"이라며 확답을 하지 않았다.

이는 클린턴 대통령의 방북과 역사적인 북.미 정상회담 성사 여부가 미사일회담에서 북한이 보일 "성의"에 달려 있음을 강조한 것으로 풀이된다.

또 미사일 문제에 대한 북한의 입장이 다소 미흡했음을 보여주는 대목이기도 하다.

이번 회담에서는 북한이 가장 절실히 바라는 테러지원국 지정 해제문제에 대해서도 거의 진전이 없었고 연락 사무소 개설 문제도 협의만했을 뿐이라는게 미 국무부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따라서 향후 북.미 관계는 미사일 회담에서 북한이 어떤 태도를 보이느냐와 클린턴 대통령의 방북 여부 등에 연계돼 완급이 조절될 전망이다.

서화동 기자 firebo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