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방된 인터넷환경에서 콘텐츠를 막거나 규제하는 것은 실효성이 없습니다. 등급제 실시나 신원인증 절차 확립 등을 통해 부작용을 최소화하면서 양성화하는 방향으로 나아가야 합니다"

한국콘텐츠사업연합회(KIBA) 김근태(38) 회장은 최근들어 성인콘텐츠가 인터넷방송분야를 중심으로 활성화되면서 이를 규제하려는 움직임에 대해 이같이 말했다.

김 회장은 지난해 9월 KIBA의 전신인 한국정보유통협회 회장으로 당선됐을 때 "국내 콘텐츠산업이 발전하려면 성인정보에 대한 규제를 완화해야 한다"고 공개적으로 주장, 업계의 이목을 끌었다.

이 협회는 한국인터넷방송협회와 최근 통합돼 KIBA로 재출범했으며 경선을 거쳐 김 회장이 초대회장으로 뽑혔다.

KIBA에는 현재 정보제공업자(IP) 콘텐츠제공업자(CP) 인터넷방송국 등 3천여 업체가 회원사로 가입해 있다.

성인콘텐츠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는 크게 두가지.

하나는 쏟아지고 있는 성인콘텐츠의 수위가 사회적으로 용인하기에 위험한 수준에 도달했다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콘텐츠업체들이 당장 "돈"이 되는 성인물에만 쏠리면서 여타 콘텐츠분야의 발전을 저해한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김 회장은 "사이트를 폐쇄하는 등 직접적인 규제는 피하고 성인콘텐츠 등급제와 정보인증제를 도입, 업계가 자율적으로 규제할 수 있는 방안을 서둘러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 "성인물 편중현상은 일시적인 현상에 불과하다"며 "포르노가 초기 영화와 비디오산업 발전과 인터넷 보급에 "기여"했듯이 성인물이 기술적으로나 비즈니스면에서 초기콘텐츠산업을 선도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 회장은 인스턴트메신저서비스의 선두업체인 디지토닷컴(www.digito.com)의 사장으로 업계에 잘 알려져 있다.

서울대 영어교육과를 졸업하고 구정고 광양고에서 영어교사로 재직하다 새롭고 도전적인 삶을 살고 싶어 지난 96년 인터넷에 뛰어들었다.

인터넷시대의 새로운 커뮤니케이션 수단으로 각광받고 있는 메신저서비스의 대표주자가 어떻게 콘텐츠업계의 리더가 됐을까.

"콘텐츠는 단순히 정보나 멀티미디어를 뜻하는 것이 아니라 인터넷을 타고 흐르며 채우는 모든 것을 의미합니다. 메신저도 중요한 콘텐츠죠"

김 회장은 "인터넷 접속수단이 다양해지면서 메신저가 차세대 인터넷의 플랫폼으로 자리잡을 것"이라며 "메신저를 통해 성인콘텐츠 등 다양한 콘텐츠를 제공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인터넷시대에도 가장 중요한 콘텐츠는 결국 인간입니다. 메신저서비스를 통해 인간과 인간이 실시간으로 의사소통하면서 콘텐츠를 공유하는 인간미 넘치는 장을 제공하겠습니다"

송태형 기자 toughlb@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