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아오면서 두 번 선택의 기로에 섰었는데 첫번째가 사업방향을 보안분야로 결정한 때였습니다. 두번째는 올해 초로 보안분야에서 성공했다는 자만심에 잠시 다른 사업으로의 외도를 생각했던 때였죠"

침입탐지시스템 분야에서 세계적으로 기술력을 인정받는 보안솔루션 전문업체인 인젠(www.inzen.com)의 임병동(35)사장은 이렇게 말문을 열었다.

중학교 때부터 사업가가 되겠다는 꿈을 가진 임 사장은 지난 97년 보안쪽을 사업아이템으로 정했다.

"주변 사람들,특히 카이스트 대학원에서 사귄 친구들이 보안과 관련이 많았어요. 그 친구들이 수행한 과제중 하나가 네트워크 모니터링 관련 프로젝트였는데 이게 바로 침입탐지시스템의 전단계였죠"

보안을 선택한 또다른 이유는 인터넷을 통해 사업 아이템을 찾던 중 보안 산업의 전망이 밝다는 뉴스를 접하게 되면서였다.

그 당시는 보안산업의 중요성이 별로 부각되지 않아 선진국과 기술차이도 별로 나지 않은 시기였다.

"지분 10% 매각으로 1백80억 투자유치를 한 기업은 인젠밖에 없습니다. 하지만 어려운 관문도 많이 넘었죠"

지난 99년이 그에게는 가장 힘든 시기였다.

영업은 뒤로 미룬 채 제대로 된 제품을 만들기 위한 기술 개발에만 전력했기 때문에 월급날이 지나면 다음달 월급을 걱정해야 했다.

홍보 자금유치 술자리 등 개발 이외의 모든 프로세스를 혼자 도맡다시피 하다보니 학창시절 "운동권""체육특기생"이라 불릴 만큼 막강한 체력을 자랑했던 임 사장도 이 때 몸이 많이 상했단다.

하지만 인고의 결과는 지난해 매출 20억원에 순이익 4천9백만원,올해는 1백억원 매출에 30억원 정도의 이익으로 달콤한(?)열매를 맺고 있다.

인젠은 방화벽 네트워크침입탐지 서버보안 PC침입탐지 등 보안과 관련된 전 분야에서 자체 개발한 제품을 가질 정도로 튼튼한 기술력을 보유하고 있다.

특히 인젠이 자랑하는 분야는 침입탐지시스템으로 네트워크 침입탐지시스템과 서버 침입탐지시스템이 주력. 네트워크 침입탐지시스템은 네트워크로 연결된 기업이나 공공기관의 컴퓨터들을 내부자가 기존의 업무외에 특별한 용도로 사용할 때 네트워크를 감시하고 허용되지 않은 사용자의 침입을 탐지하는 기능을 수행한다.

상품명은 "네오와처"로 인젠의 대표적 제품이다.

서버 침입탐지시스템은 대용량 서버를 운영 관리하는 사람들의 사용 행태를 기록하고 이상 행동을 시도할 때 즉시 알아내는 기능으로 "네오가드"라는 제품이 있다.

이밖에 방화벽 침입탐지시스템인 "네오게이트",서버보안관리시스템인 "시큐닉스"등이 있다.

임사장은 앞으로 다양한 보안 솔루션들을 상호 연동가능하게 하는 통합보안서비스 제품인 "ESM"을 내세워 미국 중국 일본 등 해외시장을 개척할 계획을 갖고 있다.

향후 3년까지는 사업 계획을 이미 세워뒀다는 그는 "5년까지는 방향성을 예측할 수 있지만 10년 뒤는 아무도 모르죠.저의 장기비전은 그저 장기적으로 열심히 일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김진수 기자 tru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