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본금이 1백억원 안팎인 소형주에 M&A(기업인수합병) 테마가 형성될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

25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지난 8월 이후 3개월 동안 종합주가지수는 26% 가량 하락했지만 이 기간에 주가가 1백% 이상 오른 종목이 40개에 달하고 있다.

대부분 자본금이 적은 중소형주다.

3개월간 주가가 8백86% 오른 피어리스를 비롯 근화제약 환영철강 동성철강 혜인 벽산 신촌사료 라미화장품 등이 대표적인 종목.지누스 계몽사 등도 제3자 매각건이 재료로 작용하고 있다.

이에 대해 증권전문가들은 ''세력''이 개입해 인위적으로 주가를 끌어올리는 경우도 있겠지만 상당수는 M&A 관점에서 접근해야 한다고 지적하고 있다.

시가총액이 청산가치보다 낮거나,1∼2년의 이익이 시가총액을 넘는 기업의 소유권을 노리는 ''큰손''들이 먹이감 사냥에 나섰다는 얘기다.

예컨대 최근 3개월간 주가가 1백31% 오른 신촌사료의 경우 지난 8월초 시가총액은 72억원이었다. 신촌사료는 올 상반기 이익만 19억원이다.

2년간 벌어들인 이익만으로 회사(시가총액)를 몽땅 사고 남는다.

2년 만에 기업인수 비용을 뽑을 수 있다는 것.혜인 미창석유 삼표제작소 보해양조 삼천리 등도 자본금 대주주지분 주가수준 등을 고려할 때 M&A 대상종목으로 거론되고 있다.

이채원 동원증권 주식운용부장은 "소형주를 매집하는 큰손들의 1차 목적은 시세차익이지만 궁극적으로 회사 자체를 인수하는 M&A일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경영권을 무기로 대주주에게 주식을 높은 가격에 되파는 그린메일링도 나타날 것으로 보인다.

이 부장은 "주가가 지금처럼 저평가 상태를 지속할 경우 연말 연초를 기해 M&A 테마가 크게 형성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덧붙였다.

전문가들은 일반투자자들이 접근할 때는 옥석을 가리는 지혜가 필요하다고 강조하고 있다.

M&A라는 재료를 흘린 뒤 인위적으로 주가를 끌어올리는 사례도 없지 않기 때문이다.

박관종 태광투신운용 펀드매니저는 "큰손 개인뿐 아니라 창투사,증권사 지점 등에서도 특정 개별종목의 주가를 끌어올려 개인투자자의 추격매수를 유도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고 전했다.

장진모 기자 j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