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감독원이 유일반도체가 분식회계(회계장부 조작)를 했다는 혐의를 잡고도 지난해 8월 조사과정에서 회계처리가 적정하게 됐다며 무혐의 처리한 것으로 드러났다.

25일 금감원 관계자는 "지난 98년 12월 유일반도체는 보유중인 S사 회사채를 당시 최대주주인 세종기술투자에 비싸게 팔아 실적을 부풀렸다"고 밝혔다.

유일반도체는 매입가격이 3백54억원인 S사 회사채를 세종기술투자에 3백88억원에 팔아 34억원의 유가증권 처분이익을 챙겼다.

또 다른 금감원 관계자는 "회사채 거래로 인한 유가증권 처분이익을 빼고 나면 유일반도체의 98년 세전순이익은 소폭의 적자를 기록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유일반도체는 98회계연도에 경상이익 3억7백만원, 당기순이익 2억7천3백만원을 기록했다.

금감원은 유일반도체에 대한 종합검사과정에서 분식회계 혐의를 인지했으나 정작 분식회계 여부에 대한 조사를 한 후 무혐의로 처리했다.

금감원은 분식회계를 확인하지 못하자 유일반도체가 대주주로부터 50억여원의 돈을 빌리고도 이를 사업보고서에 기재하지 않았다며 지난 2월 경고조치를 했다.

금감원 관계자는 유일반도체에 대해 △S사 회사채 거래와 관련된 분식회계 여부 △지난해 6월 신주인수권부사채(BW)를 싼 값으로 발행해 특정인에게 넘긴 경위 △대주주 등 특수관계인으로부터 돈을 빌린 사실 등 3가지를 중점 조사했다.

그러나 금감원은 유일반도체가 회계처리과정에서 법규를 어긴 것은 없으며 다만 대주주와의 거래관계를 사업보고서에 기재하지 않은 점이 적발됐다고 말했다.

최명수 기자 ma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