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전 출근시간에 혼잡한 정체지역에서 교통관리를 하고 있던중 아찔한 장면을 목격했다.

신호가 바뀌어 보행자가 이미 들어서고 있는데도 한 좌석버스가 그냥 질주하는 것이 아닌가.

교통지도계 사이드카 소속인 나는 경고등을 키고 그 좌석버스를 추적했다.

얼마되지 않아 그 버스를 갓길로 인도한 뒤 위반사실을 알리고 면허증제시를 요구했다.

그런데 이상한 현상이 일어났다.

승객중 한 남자 손님은 "이것 보시요, 바쁜 출근버스를 붙잡아 놔도 되는거요?", 또 한 여자 승객은 "아저씨, 사고도 안났는데 왜 스티커를 발부하나요?" 등 거센 항의가 이곳저곳에서 흘러나오는 것이었다.

나는 정말 어처구니가 없었다.

승객들은 왜 버스를 세웠는지, 어떤 대형사고가 일어날 뻔 했는지 등은 아랑곳하지 않고 막무가내로 교통경찰만 나무라고 있었다.

출근시간에 늦을까봐 그런 것을 모르지는 않지만 너무나 일방적이었다.

바쁘다는 이유만으로 모든 승객이 교통경찰의 정당한 공무에 대해 이맛살을 찌푸리고 바쁘다는 이유만으로 교통법규를 위반해도 되는지 참으로 안타까웠다.

우리 주변에서는 교통사고로 인해 귀중한 인명과 재산피해가 속출하고 있다.

우리의 교통질서 유지는 단지 우리 경찰만의 몫은 아닐 것이다.

김용석 < 분당경찰서 교통지도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