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일 한국전력에 대한 국회 산자위 국감에서는 지난 수년간 논란이 돼온 민영화 추진과 이에 따른 전력구조개편 문제가 최대 쟁점이었다.

이 자리에서 여야 의원들은 한전 민영화가 당장 전기료 인상으로 이어져 국민부담을 가중시킬 가능성이 있는데다 재벌의 독점이나 해외 헐값매각의 위험성도 상존하고 있다고 한목소리를 냈다.

한전 민영화를 강행할 경우 ''제2의 의약분업사태''가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왔다.

특히 한나라당과 자민련 의원들 대부분은 구조개편 추진에 적극 반대했고 구조개편이 당론인 민주당 의원들도 일부가 이에 동조, 한전 민영화의 험로를 예고했다.

한나라당 강인섭 신현태 의원은 "한전 민영화가 재벌의 사적독점이나 해외매각에 따른 국부유출, 전기요금 인상 등으로 이어질 개연성이 높다"며 "지금은 민영화를 추진할 시점이 아니다"고 제동을 걸었다.

같은 당 이인기 의원도 "현정권하에서는 안되며 2010년 이후에나 논의하는게 바람직하다"고 목청을 높였다.

자민련 오장섭 의원은 "구조개편 추진의 타당성이 없다"며 "전력사업 구조개편을 즉각 철회하라"고 촉구했고, 조희욱 의원도 "자체적으로 1∼2년 분리 운영을 해본 뒤 처리방안을 마련하는게 바람직하다"고 주장했다.

민주당 이근진 의원은 "9월말 현재 한전의 부채는 해외차입금 8조원을 비롯해 총 25조6천억원에 달한다"고 밝히고 "한전과 발전 자회사간 연대보증이 해소되는 오는 2003년까지는 민영화가 사실상 불가능하다"고 지적했다.

같은당 김방림 의원은 "당장 구조개편을 할 경우 2년내에 적어도 두배 이상의 전기요금 인상요인이 발생한다"고 주장한후 헐값매각 가능성, 사적 독점과 담합 가능성, 안정성 저해 등 구조개편에 따른 문제점을 조목조목 설명했다.

최수병 사장은 답변을 통해 "구조개편의 근본적인 추진방향은 전력산업의 효율성 제고를 위해 경쟁을 도입하는 것"이라며 "헐값 매각이나 비정상적인 독과점 이윤은 있을 수 없다"고 말했다.

최 사장은 또 "부채에 대한 원리금상환 부담으로 전기요금을 단계적으로 현실화하는 방안을 정부와 협의중"이라고 덧붙였다.

이재창 기자 leejc@hankyung.com